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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사라 Feb 08. 2021

마음의 안부를 물을 시간

《인생의 태도》독서에세이

전 세계 3,500만 독자들이 감탄한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저자인 웨인 다이어는 아버지의 부재로 어린 시절 보육원과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랐다. 특유의 긍정성과 굳은 의지로 꿈을 이루어 교수와 상담원으로 살아가다 교수직을 버리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그는 자기의 저서 《인생의 태도》 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복을 얻는 비결이 사랑을 얻는 비결과 같다고 설명한다. 사랑을 좇으면 절대로 사랑을 얻을 수 없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행동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사랑이 다가온다고 이야기한다. 돈도 사랑도 행복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한다.     


베스트셀러가 된 《행복한 이기주의자》 전까지 여섯 권의 책을 썼으나 모두 판매가 시원찮았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을 실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늘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전 저를 위해 글을 썼습니다. 

제 책을 좋아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건 보너스죠.     

생 대부분을 글을 쓰면서 보냈지만, 

글을 쓰는 행위에 관한 순수한 

기쁨 말고 다른 이유로 글을 

쓴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웨인 다이어 《인생의 태도》     



평생 작가로 살아온 그가 자신을 위해 글을 썼고, 글을 쓰는 행위에 관한 순수한 기쁨으로 충분했다는 고백 한다. 그의 고백에 한참 생각이 머물렀다. 처음 책 쓰기를 도전했던 나의 동기는 불행한 삶의 터널을 걷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가이드가 되고 싶은 이유였다. 하지만 집필 과정에서 점점 나 자신을 향한 글쓰기로 방향이 바뀌었다.     




유년 시절 나는 사람과 잘 소통하지 못했다. 사람과 환경에 낯가림이 심했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람과 말을 하는 것보다 활자와의 대화를 많이 했다. 부모님이나 형제들과도 소통이 어려웠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다. 

    

소리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 사람보다 활자가 편하고 좋았다. 책 속에서 만난 활자들이 친구가 되었다. 사람이 아닌 책이 청소년 시절 내내 훌륭한 멘토와 카운슬러가 되었다. 활자 앞에서 내 마음을 토로했었고, 책 속에서 수많은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 위로받고 소생되었다.     


대학원에서 상담을 배우면서 책과 활자가 나에게 상담사 역할을 해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리 언어인 말이 아닌 활자만으로도 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효과를 경험했다. 상담을 배워보니 상담은 상담사가 문제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상담사는 그저 경청과 공감을 하면서 내담자의 거울이 되어 주는 것이었다. 상담사가 거울이 되어 비춰주면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할 방법들을 성찰해 내었다. 개인 저서를 집필하면서 내가 풀어낸 글이 거울이 되어 주는 것을 경험했다.     

매일 글쓰기를 통해 나의 내면을 마주하고, 깊은 곳에 숨어있던 수줍은 내면 아이를 만났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글을 통해 직면하고 성찰했다. 오랫동안 보자기에 꼭꼭 포장해 놓았던 다양한 감정들의 매듭을 풀어주었다. 글로 풀어낸 활자 앞에서 내 마음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울었다. 그동안 마음의 안부를 묻지 못하고 살아온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 고백하며 내 마음을 토닥였다.         






“마음의 고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겐 마음의 안부를 

물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마음의 안부를 물으며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정여울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정여울 작가가 그의 저서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에서 마음의 안부를 물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우리 자신이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여울 작가는 끊임없이 마음의 안부를 물으며 살아갈 때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감의 과학》을 쓴 심리학자 베르너 바르텐스도 진정한 마음 챙김의 비결로 자기 공감을 제안한다. 자기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공포나 우울함에 휘둘리지 않으며 회복탄력성이 높아져 상처의 치유 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밤마다 어린 시절의 울고 있는 나를 마주했다. 

소리 없이 울고 있던 나에게 다가가 마음을 토닥이며 안아주었다.      

“아프고 힘들었지?”

“슬프고 외로웠지?”

“이제는 괜찮아.”

“잘 견디어냈구나.”

“대견하다, 사랑한다.”        





웨인 다이어의 글쓰기에 대한 고백들이 뭉클뭉클하게 다가왔다. 글 쓰는 일이 정말 좋았고, 글을 쓸 때 더없이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마지막 저서에서 진심을 풀어내고 있었다.     


책을 단 한 권이라도 팔 수 

있을지 없을지에 관계없이, 

글 쓰는 일이 정말 좋았습니다.”

웨인 다이어 《인생의 태도》     



웨인 다이어의 고백처럼 글을 쓸 때 나만의 퀘렌시아를 누리며 더없는 충만함으로 느끼며 영혼이 소생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들이 활자가 되어 글이 완성될 때의 경이로움이 순수한 기쁨이 되었다. 오늘도 한 편의 글을 풀어내었구나 뿌듯함을 느끼며 글을 쓰면서 자존감도 높아졌다. 글 쓰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가장 아름다운 마음 챙김의 기술이 글쓰기의 최고의 매력이다.

우리에게는 마음의 안부를 물을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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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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