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식이 삼촌 Aug 23. 2024

선택의 기로에 서서

세상 모든 일에는 질서가 있다.  

아니 어쩌면 순서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흔히 브런치로 먹는 토스트를 만들 때도 나름의 순서와 기본 레시피가 있고 토스트 속에 무엇을 넣고 빼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입맛 또한 판이하게 달라진다. 무작정 많이 넣는다고 능사가 아니듯 재료를 살펴가며 양과 비율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비로소 우리의 입을 즐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늘 쉽지가 않다.
우선순위를 정하려면 그 전에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 또한 무척이나 어려운 법이다. 우리는 매일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고 또 매일을 “우선순위 선택”의 기로 에서 결정하고 결단하며 최종 방향을 잡아 나간 다. 이 말이 너무 철학적으로 들리겠지만 실상을 돌아보면 누구나 이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가수 김수희는 멍에를 부르며 ‘사랑의 기로에 서서“라고 노래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예측 못할 삶의 궤적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서”  오늘도 격정의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닐까?   
 
누군가 나를 잡아먹을 듯 사나운 기세로 몰아붙 인다. 심장이 떨리고 온 몸이 얼어붙는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하다.
선택해야 한다. 지금 당장!
물러설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고개를 숙일까, 입을 다물까, 맞받아칠까?
 

고개를 숙이고 물러서자니 남들에게 자존심이 상하고 입을 다물고 한 번 더 참자니 나의 자존감 이 허락하지 않는다. 자존심은 타인과의 비교 에서 생기고 자존감은 자신을 사랑하는 척도에 서 비롯됨이다.  
자존심이 상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도, 자존심도 살리고 자존감을 확인하는 일도 무엇이 되었건 이 지점은 감정 교차로이고 좌든 우든 정면 돌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대에게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나를 나답게 하고 나의 가치를 빛내주며 가라앉은 자존감을 쑥쑥 올려줄 그것,
사회적 명예와 지위, 경제적 부귀와 소유,

끝없는 권력과 지배욕,
곧은 정직과 소신, 청렴한 진실과 양심,

사람사는 배려와 용서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저 월급과 타협” 또한 본인의 자유 선택이리라!
 
우선순위에 더해야 할 게 있고 빼야 할 것도 있다. 찰떡같이 알고 살았던 순위가 세파와 비바람을 맞으며 바뀐 것도 있고 사라진 것도 있다. 우리는 각자가 지금의 자리에서 눈을 감고 차분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지금 행복한지, 이 길이 맞는지, 우선순위가 뒤바뀐 건 아닌지, 나는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있는지 ...
 
어떤 삶에도 최고의 선택도 없고 후회 없는 선택 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때 선택을 달리 했더 라면 유배로 쫓겨나지 않았고 징계도 받지 않았 으며 1인 시위의 투쟁도, 고소로 수차례 경찰을 다닐 필요도 없었을 일이다.
어디 그 뿐이랴! 교직원으로 28년을 근무했는데 수십명이나 되는 장도 달고 누구처럼 보직자를 염두에 두고 호시탐탐 눈알을 굴려가며 ‘출세와 눈치’에 삶의 모든 가치를 두며 살았을런지  
 
50 중반을 살고 보니 내게도 어느덧 삶의 우선순위가 뚜렷해졌다.
언젠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 가족 여행에서 만난 율곡 이이의 말씀이 들어있다.
내 삶의 우선순위는 어쩌면 그 때서야 깨달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오죽헌에서 셀카를 찍던 막둥이가 이제 청춘이 되어서 물어본다.
아빠? 총장 잡혀갔어요?     
 

 "견득사의(見得思義)”   

이득을 보거든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

작가의 이전글 층 간 소 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