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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곤쌤 Sep 30. 2022

당당하게, 단단하게, 달달하게



말을 하고 나면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아... 그 말을 안 했네'

'나도 말 잘하고 싶다ㅜㅜ'

'말할 때면 왜 심장이 떨리지?'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면서 내면의 단단함과 꿀 떨어지는 달달함까지 갖춘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말하기를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1. 콘텐츠를 알아야 합니다.

대화 주제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할 이야기가 줄어듭니다.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게 대해서 물어보면 누구라도 말을 잘합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수 이야기, 40대 남자들에게 자동차 이야기를 부탁드리면 말을 멈추지 않으시죠.



말하려는 콘텐츠에 대한 정보나 관심이 없어서 어려워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말을 잘하려면 책을 읽으라는 말이 있죠. 지식이 많을수록 할 말은 많아집니다. 정보가 많으면 상황에 맞는 더 흥미로운 주제를 꺼내기 쉽습니다.



경험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많이 다녀온 사람일수록 말을 잘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에 공유할 순간들이 많죠. 군필자들이 군대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특별한 경험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확실한 정보를 통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2. 나를 알아야 합니다.

나를 안다는 건 여러 가지 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자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깁니다.



운전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스릴 있게 운전하거나 네비를 보며 갈팡질팡하는 것을 잘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안전하고 명확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죠.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말을 한다는 것은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목적이 없는 이야기는 말을 잘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어떻게 안전하게 전달했는지가 핵심이겠죠. 길을 헤매지 않기 위해 코스를 짜두는 것처럼 말하기에도 목적지까지의 과정에 대한 생각 정리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말을 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말은 생각의 결과라고 합니다. 평소에 생각을 정리하려면 미리 말해보거나 글을 쓰는 것이죠.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 사유가 발전하고 그것이 다시 말로 정리돼서 나오는 순환 구조이기에 결국 단단한 말하기는 평소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기록하는지가 관건입니다.



3. 너를 알아야 합니다.

콘텐츠와 전할 메시지만 알아도 말을 잘할 수 있지만 '너'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부 교수님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누구보다 콘텐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수업을 오래 하셨으니 전달 방식이나 과정에도 막힘이 없죠. 하지만 학생 수준에 대한 이해가 적은 경우가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을 했지만 학생이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죠.



6살 정도 되는 아이가 질문을 합니다. "아빠, 물고기는 물에서 어떻게 숨을 쉬어?"라고 한다면 우리의 대답은 간단하죠.

"아가미..."

정확한 표현이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이해를 못 했습니다. 말을 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하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물고기들에겐 아가미라고 물에서 숨 쉴 수 있는 코 같은 게 있어"는 어떨까요.



제가 코딩을 배우던 21살 대학생 때였습니다. 졸업한 선배와 나눴던 대화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선배: 앞단을 할지 뒷단을 할지 생각해 봐. 뒷단이 복잡하긴 한데 돈을 많이 받아.

나: ... 무슨 말씀이시죠? 앞단이랑 뒷단이 뭘까요...

선배: 프런트랑 백엔드...

나: ... 네?

우리: ...


당시 저에겐 너무 어려운 이야기였습니다. 이렇게 설명했다면 어땠을까요.

"홈페이지를 보면 프런트는 보이는 버튼이나 메뉴 애니메이션 등을 개발하는 것이고 백엔드는 사용자의 데이터 관리와 기능을 개발한다고 보면 돼. 쉽게 말하면 사람의 몸에 보이는 팔다리, 눈코입 등은 프런트 개발자가 만들고 장기, 뇌, 심장 등을 개발하는 것이 백엔드 개발자라고 보면 되지"



어린아이부터 전문가까지 상대에 맞춰 설명하려는 마음은 듣는 이로 하여금 달달함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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