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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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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Dec 11. 2020

당신이 이번 주말 집에만 있어야 하는 이유

새내기 그리고 곧 헌내기의 <MBC 다큐플렉스:바이러스 헌터> 감상문

 올해 대학교 1학년이 된 나는 활기찬 대학생활을 꿈꿨다. OT, MT도 가보고 꿈꾸는 강의실에서 수업도 들을 거라 당연하게 생각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내기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적막한 내 방에 앉아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희망 가득했던 새 학기를 앞두고 인류는 ‘코로나 19’를 만났기 때문이다. 미뤄진 개강은 1학기 종강 때까지 이어지며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2학기 역시 8월에 확진자가 급증하며 대면 개강이 취소되었다. 그러던 중 11월 초 일부 선택적 대면 수업으로 인해 입학 후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되었다. 학교 지리는 알고 2학년이 되어서 그나마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한 3주 되었나. 다시 확진자가 급증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 되었다. 대학 4년 중 가장 놀 수 있다는(?) 새내기 시절을 방에만 앉아서 보내니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2020년을 보내고 있다. 3월엔 마스크 대란으로 긴 줄을 서 마스크를 사봤고, 혹시나 확진자의 동선과 비슷할까 봐 재난 문자 한 통에도 가슴을 쓸었다. 어느새 2020년은 끝을 바라보고, 코로나 19는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고, 음식점 및 카페 방문 시 QR코드 인증은 기본이 되었다. 이젠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무심한 사람들이 잠식한 일상에서 바이러스는 다시 급증했다. 이 굴레를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비관적인 감정이다. 정말 코로나 19와 함께 살아야 하는 세상이 온 걸까. 그래서 MBC <다큐플렉스>의 `바이러스 헌터` 편을 봤다. 이 지겨운 바이러스가 도대체 날 어떤 식으로 괴롭히는지 알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방법은 없는지 궁금했다.



#코로나 19의 위험성, 다양한 증상과 후유증


 나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어 환절기만 되면 코를 훌쩍거린다. 심할 경우 피로하고, 감기까지 이어지는 체력이 좋지 못한 인간이다. 그래서 코로나 19 초기였던 2월 즈음,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자 내가 감염된 건 아닐지 심한 걱정을 했다. 물론 열을 나지 않았고, 곧 괜찮아졌다. 하지만 어제 지하철에서 본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내게 바이러스 전파시킨 건 아닐까 불안했던 나날이었다. 코로나 19의 증상은 ‘발열, 기침’ 그리고 어떤 것이 있을까?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투 후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대표적 증상인 고열과 마른기침을 포함해 후각 상실, 호흡 곤란, 피로, 불면증, 두통, 근육통, 매스꺼움 등이 있다. 문제는, 코로나 19 완치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각과 후각을 잃는 등 증상만큼이나 후유증 환자도 존재한다. 심장질환 재활과장 페이르 클라바리오는 코로나 19 회복자들을 위한 재활치료를 진행 중이고, 코로나 19가 심장, 폐, 다양한 장기에 손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사스,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 19는 전파력이 아주 강력하다. 2020년 2월 26일 보스턴 학회의 200명 중 90명이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는데, 여러 나라에 퍼지며 90명이 전 세계로 2만 명이 전파되는 사례가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마스크를 통해 비말 차단을 하며 최소한의 방역을 실천하는 것이다.



#살아야 하니까, 재난을 극복하려는 사람들


 재난은 가장 약한 곳부터 무너트린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수도권 2.5단계)가 시행되는 요즘, '마스크를 낄 수 조차 없는 목욕탕은 왜 문을 닫지 않지?'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러나 집에 목욕시설이 없는 사회적 취약계층과 노동현장 종사자들에겐 목욕시설이 필수적임을 알게 되면서, 나의 좁은 사고가 부끄러워졌다. 생존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고,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살 돈이 없는 이들이 있다. 우리 주위에도 있고, 세계에도 있다.


한국에선 결식아동을 대상 푸드트럭을 여는 봉사자들이 있다. 이들은 최소한의 생존권,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은 한 끼를 책임진다. 팬데믹에서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코로나 19는 전파 속도가 빨라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브라질 정부는 봉쇄정책을 완화했다. 이에 치료도 없이 죽어가는 이웃을 목격한 사람들이 뭉쳤다. 본인이 가난해도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겠다는 같은 마음이 모인 ‘거리의 대통령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촌 파벨라에선 ‘거리의 대통령’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거리의 대통령’은 빈민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코로나 19를 대응하기 위해 마스크 및 방역 물품을 나눠주며 도움을 주는 자발적인 봉사 프로젝트다. 국가의 부재에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처한 것이다. 서로를 도우며 마스크 이외에도 약, 옷, 물을 주고 구조 등 여러 상황을 도와준다. '죽을 때까지 불평만 하는 대신, 저희만의 공공정책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팬데믹 시대에서 살아갈  있도록 돕기로 했다' 차분한 봉사자의 인터뷰를 보며 그가 얼마나 숱한 분노 속 무뎌지고 다시 일어섰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덕분에 파라이조폴리스가 상파울루시에서 가장 사망률이 낮은 지역이 되었고, 거리의 대통령 프로젝트는 브라질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재난 속에서도 '함께' 살려고, 나아가려고 하는 눈물겨운 공동체의 힘이다.


 

MBC 다큐플렉스의 ‘바이러스 헌터’는 이미 코로나 19에 무심해진 이들의 경각심을 강하게 두드린다. 특히 전 세계의 코로나 19 상황을 담아 바이러스라는 큰 위기의 직면한 인류의 비참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단순히 허탈함과 비참함, 상실로 다큐멘터리는 막을 내리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코로나 19의 세계적 문제 상황, 위험성과 함께 코로나 19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극복하는 이들과 해결 방안의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쉬웠다.


‘바이러스 헌터’는 사람, 그리고 그들의 연대에 대해서 주목한다. 결국, 사람이다. 이 지독한 바이러스는 ‘사람’에 의해 전파되지만, ‘사람’에 의해 막을 내릴 것이다. 바이러스와 인류의 지독한 싸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잃었다.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 익숙한 것의 감사함을 넘어 재난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목격했다. 그래도, 살아내야만 한다. 바이러스에 맞설 인류의 무기는 축적된 과학기술, 그리고 뜨거운 연대라고 말하고 있다. 인류는 언제나 답을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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