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날

惡은 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다.

by NaeilRnC

배경 : 10월 24일 유엔의 날과 10월 25일 독도의 날이 맞닿아 있는 것이 우연일까? 우리에게 외부로부터 승인받은 역사와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역사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 다케시마의 날과 우리의 무관심

일본이 1905년 2월 22일 독도를 일본 시마네현으로 편입 고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5년 1월, 일본 시마네현 의회는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했고, 일본 정부는 2014년부터 이를 중앙정부 차원의 공식 기념행사로 격상시켰다.


우리 독도의 날은 대한제국 고종이 1900년 10월 25일,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제정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2000년에 민간단체 독도수호대가 제정했고,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경북도의회에서 ‘독도의 날’ 조례안을 통과시켰지만, 그 외 별다른 제도적 움직임은 없었다. 독도의 날은 여전히 국가 법정기념일이 아니다. 많은 관공서와 기관들이 이날을 기리고 있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


일본은 시마네현 홈페이지에 독도의 공시지가까지 마련해 놓았지만, 울릉군청에는 아직도 독도의 공시지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독도는 토지이지만 우리에게 독도는 천연기념물(제336호)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독도는 영토가 아니다. 천연기념물은 영토의 일부로서 국가 주권의 대상이 되지만, 그 자체가 독립적인 영토의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일본의 체계적 홍보와 비교하면 우리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 유엔의 날과 독도의 날에 대한 온도차이

하루차이인데 유엔의 날과 독도의 날은 대한민국이라는 집단적 기억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유엔의 날은 외부로부터 승인받은 역사이고 독도의 날은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역사다. 전자는 체면을 세워주지만, 후자는 부담을 요구한다. 그래서 유엔의 날에는 힘이 실리고 독도의 날에는 맥이 빠진다.


일본이 한 세기 동안 펼쳐 온 전략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우리는 우리 땅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주장할 필요를 느끼지 않지만 그들은 독도가 자기 땅이기 때문에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땅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주장하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선이고 일본이 악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승리하는 것은 열심히 노력하는 쪽이 될 수밖에 없다. 선이 자기 힘을 과대평가하고 방심하지만 악은 절대 쉬지 않는다.


유엔의 날을 공휴일로 만들자는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체계적이다. 서명을 모으고 담론을 만들고 정치적 프레임을 세우고 근거와 논리를 그럴듯하게 조립하며 마침내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날처럼 포장한다. 반면 독도의 날은 이미 명백하게 우리 땅이기 때문에 더 노력할 필요가 없다. 미국회사인 넷플릭스는 독도 여행을 가는 영상에 자막으로 독도(獨島, ドクト)로 표기했다. 우리는 늘 이런 식이다.


□ 독도는 사실이지만,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정하며, 제66조는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라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우리는 독도 지우기에 앞장서 왔다.


독도를 비롯한 우리의 영토 보전은 정권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계속성을 지키는 것은 민간의 역할이 아니라 대통령의 고유한 책무이며, 여당인 국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이다. 이제라도 독도에 대한 중요성을 온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법정 기념일 지정이 필요하다. 독도는 우리의 기억이며, 자존심이다.


그러기 위해 천연기념물인 독도를 명백한 우리나라의 영토로 수정해야 한다. 영토는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지리적 영역이지만 천연기념물은 역사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있는 특정 자연물 또는 구역을 말한다. 영토를 정하는 목적은 국가 존립과 국민 생활의 기반 확보이지만, 천연기념물은 특정 자연유산의 보존 및 보호가 목적이다. 영토의 법적 근거는 헌법과 국제법이지만, 천연기념물은 법률에 한정되어 있다.


정말 독도가 우리 땅이 맞다면, 이제라도 영토로 인정하고 국가적으로 기념일을 지정해야 한다. 강한 놈이 오래 남는 게 아니라 오래 남은 놈이 강한 놈이 된다. 그리고 권선징악은 이야기일 뿐이다. 멀쩡히 갖고 있던 영토도 힘의 논리로 빼앗기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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