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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별펭귄 Aug 21. 2024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면 그만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 표지글을 참조했습니다.



펭귄을 만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펭귄은 호주 쇠 푸른 펭귄(리틀 블루 펭귄)에게서 받아온 에너지를 발판 삼아 펭귄만의 삶을 다시 힘차게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펭귄은 패기롭게 삶의 목표를 세웠다. '로컬 기획'이라는 새로운 꿈을 세웠다.





사실 '로컬 기획'은 펭귄이 오래도록 일하기를 꿈꿔왔던 분야였다.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이켜보았다. 내가 했던 모든 일들이 '로컬'이라는 한 점으로 귀결되었다.


작고 소소하게 살고 싶었던
민트별펭귄의 작고 소소한 이력들

- 지역 축제 기획팀 활동
- 중국 10여 개 도시 탐방 및 지역 문화 공부
- 각종 도시 재생, 지역 문화 기획 강의 수료
- 로컬 기반 소셜 벤처 근무
- 지방 공무원 근무
- 지역 관련 메타버스 공모전 수상 등
- 지방 언론 홍보 브리핑 자료들 제작 등


 나는 로컬 기반 소셜 벤처에서 근무했으며, 로컬 농산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브랜딩 하는 일들을 했었다.

 

 지역들,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어 냅다 공무원 시험을 쳤다. 운이 좋게 반년 만에 합격해 지방 공무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내 업무가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의욕적으로 일했다. 다들 빈둥대고 도망가려는 각종 차출 업무는 나서서 일했다. (물론 그 의욕이 누군가에게는 눈엣가시가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과연 맞았을까.


하나하나 따져본다면 나의 '로컬'을 향한 삶의 결과는 전부 실패 투성이었다.


 돈도 많이 못 버는 일을 죽어라 파고 있네, 사명감이 밥 먹여 주나, 순간순간 통장을 보며 현타도 많이 왔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는 새로운 변화를 기피하는 지역 공무원들의 텃세도 수두룩 겪었다. 그 과정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왜 또 로컬의 길을 가려고 하나.


왜 나의 황소고집은 이런 데서 발현하는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도전해 보고 안되면 다른 길을 가야지, 이런 마음으로 로컬 기획자의 길을 선택했다.


일명 배수진이다.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나의 인생, 내가 내 의지를 갖고 처음 선택한 '로컬 기획'의 길을 이러나저러나 잘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다.




다시 시작한 '로컬 기획'의 길은 험난하고 어려웠다. 아니 지금도 험난하고 여렵다.


반복되는 도전 속에서 나의 부족한 면모들은 계속해서 고개를 빼꼼 내민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 나온 펭귄은 잔뜩 주눅이 든다. 보잘것없는 내가 도전을 계속해도 될지 고민이 깊어질 때도 많다. 틈만 나면 자괴감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온다. 내가 잘하고 있나 매 순간 성찰하고 의심도 한다.



나는 정말 지역을, 사람들을 위하고 있는가.


나는 이 일로 돈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나는 공감하고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그럴 때면 고개를 좌우로 부르르르 털고 다시 일어났다. 그냥 한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신청하고 도전한다.


지원서도 써보고, 기획도 하고 계속 도전한다.





이래저래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프고 난 뒤 한동안 사람들과의 모든 소통을 두려워했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상처는 아물었고 새살이 돋아났다. 제일 큰 도움은 브런치에서 만난 귀한 인연분들 때문이리라.



다시 용기를 내어 지역민들과 하나 둘 소통한다. 펭귄은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동물이다.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간다. 나와 함께 할 크루를 모으고 동료를 모은다. 도움을 받을 로컬 분야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





아직 나의 일상은 정리되지 않은 너저분한 방 같다.


불안정하고, 들쑥날쑥하고, 정리되지 않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까지 뒤덮여버린 그 무언가다.


-.



 불안하다.


사실 난 지금 세상의 거센 풍파 앞에 잔뜩 쫄았다.




이 글은 어리광이자 내 자신에게 하는 또다른 다짐이다.


 모든 실패도 내게 도움이 되리라 믿고 또 믿어본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는 나의 길을 가보리라 마음을 굳세게 먹는다.


때로는 사람들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응원의 열매를 야금야금 먹으며 힘을 낸다. 나는 왜 힘든 길을 가지 못해 안달이지 푸념을 하다가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억하며 두 손 불끈 쥐고 힘을 낸다.


펭귄은 계속 넘어질 테다. 돌부리에도 넘어지고 거센 바람에도 넘어지고 그냥 아무 이유 없이도 넘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시 훌훌 털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계속 살아갈 것이다.


그게 바로 펭귄의 삶일 테니 말이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midjourney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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