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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꼬새 부부가 나란히 죽었답니다.
잉꼬새는 아는 지인이 알에서부터 부화시켜 잘 기르던 새였는데,
제 생일 선물로 보내온 것이었어요.
사실 전 생명을 보살피는 일에 아주 서툴러서 부담스러웠지만
보낸 이의 마음을 거절할 수 없어서 받았던 거지요.
담 옆에 달아 놓은 새장을 보며 지난여름 시인이 그랬어요.
-저들은 춥고 지쳐 있어요.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들이 좀 더 밖으로 좀 더 먼 곳을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어요. 새장 문을 열어 주고 싶었지만 시인은 또 그리 말했었지요.
-새장 밖에서 저들은 자신의 날갯짓에 놀라 죽고 말 걸요.
그래서 새장 문을 열어 주지는 못했지만
산과 가까운 곳으로, 나무와 가까운 곳으로 자꾸 새장을 옮겨주었지요.
약간 추운 상쾌한 바람이 오히려 그들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새들은 날아야 하잖아요?
하지만 갑자기
암컷이 죽더니 수컷마저 힘없이 숨을 거두고 말았어요.
다시는 새를 키우지 않을 겁니다.
선물로 받지도 않을 거예요.
자유를 모르는 새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에요.
깃털이 있는 것들을 새장에서 기른다는 것은
바다에서 건진 등 푸른 물고기를 수족관에 넣고 바라보는 것과 같은 거라 생각해요
새는 날기 위해서
보리 한 알 삼킬 이조차 거부하며
오줌보도 없이
뼛속을 비었다지요?
새는 날기 위해서
바람에 뜨는 유선형 가슴을 가졌다지요?
유선형 가슴으로는 새장 속에서 살 수 없던 거예요.
시인이 이리 한 말도 기억해요.
-풀어주고 싶다면 날개 끝을 잘라 주세요. 그리고 집안에서 키우세요.
나는 그리할 수 없었어요.
아시잖아요.
정성껏 보살피지 못했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못했는데
왜 내가 설움을 짊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실은 부끄럽고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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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뿌리 사이에 새 두 마리를 놓아두었습니다.
다시는 퍼덕이지 못할 날개를 가만히 어루만져 봅니다.
잘리지 못해 두려움에 떠는 나의 날개를 움츠려봅니다.
후회합니다.
날개를 잘라주어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