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아지제 낙동강 둑을 걷다가
해를 한 뼘 놓아둔
물속이 궁금하였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나 됐을까
지나가는 사내 녀석 붙들고 내려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손가락으로 가리켜도 되는 걸
녀석은 표정도 없이 앞장을 섭니다.
저기도 길이 있을 것 같고
이쪽으로 가도 될 것 같은데
제키 만한 망초꽃 무더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물은 게 죄라
멀었니? 몇 번이나 다그쳐도 말도 없습니다.
시음풀 엉겅퀴 이름 모를 잡풀들이
발목을 휘감기도 하고
힐끗힐끗 보기도 하고
수군거리기도 했습니다.
기어이, 이 길이 맞니? 물어보니
그제야 돌아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망초꽃 한 다발 묶어 든 손으로
녀석이 가리킨 곳에
아하,
강가 둥지 속
하얀 물새알 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