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옥 작가님
작고 깔끔하고 듬직한 작가님의 ‘재생의 욕조’를 받았습니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소 작가님의 글을 브런치에서 즐겨 읽었기 때문에 참 많이 기다리던 책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강가’ 출판사가 더욱 고맙습니다.
책을 펼치면서 먼저 눈에 띈 것은 그림이었습니다. 그림이 많았습니다.
그림을 작은 엽서형태로 함께 동봉해 주셔서 더욱 좋았습니다.
물에 푹 젖은 것과 같은 작가님의 글과 그림은
강직한 내 몸과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것처럼 온화하고 편안합니다.
전반적으로 간결해서 물과 욕조의 상징을 통해 자아회복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가
잘 이해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욕조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욕조는 어머니 자궁일까요?
궁극적인 상처를 씻어주는 모성의 상징일까요?
상처받은 자아를 어루만져주는 신의 손길일까요?
“글쓰기는 인생의 겨울마다 얼어붙고 말라붙은 마음을 소생시키는 단 하나의 장소이다.”
-P37
작가님의 욕조는 글쓰기인가 봅니다. 나는 나의 욕조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나는 늘 사람에게서 그 평화를 찾으려다 실패했으므로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재생의 욕조>는 작가님의 치유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물과 숫자, 그림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물의 기운처럼 따뜻합니다.
그러한 공감은 글을 읽는 내내 함께 치유받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빛 속의 어둠, 어둠 속의 빛을 끊임없이 의식하여 걷는 길이 우리의 길이다.”
-P152
재생이야 말로 인간 내면에 가장 강력한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젊음으로 돌아가는 샘물에 관한 동화가 세계 어느 곳이나 분포해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단순한 재생이 아니라 치유와 회복에 관한 철학적 고찰을 담으셨습니다. 삶의 의미를 어디서 찾을 것인지,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삶과 예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 책은 마치 깊은 물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저를 위로하고 치유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글을 통해 다시금 평온함을 찾고 싶습니다
사색하는 독자에게
방황하는 청춘에게
비어있는 메마른 땅에게
<재생의 욕조>를 추천합니다.
참 좋은 책을 펼쳐 주신 작가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 독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