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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161화 - 초여름을 품에 안은 [자]귀나무

자귀나무의 꽃말은 환희와 기다림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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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흔들려, 잎은 세하다

햇빛 속 천천히 꽃은 라나다

바람에 마음이 살짝 극하다

잎을 덮는 밤의 작은 연현상

꿈 품고 피어난 오늘 아실현

분홍 잎 속엔 조용함 욱하다

견디며 홀로 선 나무 급자족

초여름을 품에 안은 귀나무



햇살에 흔들려, 잎은 자세하다. 고요한 바람을 따라 그 결을 읽는 것처럼, 자귀나무는 섬세하게 반응한다. 햇빛 속 천천히 꽃은 자라나고 서두르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여름 속에 스며든다. 바람에 마음이 살짝 자극하니 부드러운 움직임 하나에도 감정이 일렁이는 듯하다. 잎을 덮는 작은 자연현상은 신비롭다. 해가 지면 두 잎이 포개어지고, 마치 서로를 안듯 고요히 잠든다.


꿈 품고 피어난 오늘 자아실현은 붉은 꽃술 속에서 조용히 반짝인다. 연분홍 잎 속엔 조용함이 자욱하고 잎이 진 자리에 향기와 기억이 머문다. 견디며 홀로 선 나무는 묵묵하게 자신의 시간을 지킨다. 그것이 바로 자급자족의 삶이다. 그 모든 초여름을 품에 안은 자귀나무. 말없이 피고, 조용히 닫히는 나무가 전해주는 건 환희와 기다림이다.

*자귀나무의 꽃말은 환희와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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