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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품고선 [솔방울]

차가운 숨결과 함께 따뜻한 소망을 품고,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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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이 한겨울

가벼운 눈물의 빗방울

흐르는 시간의 물방울

가지속 숨겨진 싸리울

푸르름 그속의 겉허울

따뜻한 기억이 눈시울

새싹의 꿈처럼 꽃망울

겨울을 품고선 솔방울


차가운 숨결이 한겨울의 아침을 감싸고 있었다. 공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나는 소나무 아래 서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가지에 매달린 솔방울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겨울의 향기를 담고 있는 듯, 고요하게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밤새 맺힌 이슬이 가벼운 눈물의 빗방울처럼 내 얼굴에 스치며 떨어졌다. 그 순간, 나는 흐르는 시간의 물방울을 느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여가는 기억들이 마치 투명한 물방울처럼 내 마음속에서 반짝였다. 솔방울은 그 모든 순간을 간직하고 있는 듯, 나에게 잊지 못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앙상한 가지들 속에 숨겨진 싸리울이 보였다. 그곳은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솔방울은 푸르름 그 속의 겉허울을 드러내며,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나에게 생명의 힘을 일깨워주었다.


나는 솔방울을 바라보며 따뜻한 기억을 떠올렸다. 벌써 하늘나라로 가신지 열 두해가 지났다. 아버지와 함께 나누었던 소중한 순간들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차가운 겨울 속에서도 그리운 마음이 따뜻하게 피어올랐다. 새싹의 꿈처럼 꽃망울이 피어나듯. 명절 연휴면 어김없이 피어나는 그리움이다.


그렇게 솔방울은 겨울을 품고 있었다. 그 작은 존재는 차가운 세상 속에서 따뜻한 생명을 지키고 있었다. 이 모든 순간들이 어우러져, 나는 한겨울의 풍경 속에서 따뜻한 설 명절을 기다려 본다. 차가운 숨결과 함께 따뜻한 소망을 품고, 겨울을 만끽하며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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