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엄마는 무슨 재미로 사나?』에서는 옆집 엄마(숲 song 꽃 song)가 마흔 즈음에 써 둔 습작글 중에서 누구에게나 있지만, 누구에게도 없는 일상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어 연재합니다. 담장너머 옆집 엄마네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작은 웃음, 조그마한 삶의 팁이라도 챙겨가실 것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처음 여행자료를 나눠주었을 때 알아챘어야 했다. "뭐 이런 것까지 준비했어요?"라고 반문하던 그 말의 의미를.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다른 팀의 대표쯤 되어 보이던 남자분은 난데없이 그를 가리키며 "저 남자는 누구냐? 기분 나쁘게 신경 쓰인다." 며 큰소리로 따지듯 물었다.
"아무래도 여행사에서 착각을 했나 보다. 우리는 순수하게 여행을 하러 온 교사들이다. 우리도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당황스럽다. 일이 어찌해서 이렇게 꼬이게 된 건지 속상하다."며 최대한 감정의 동요 없이 우리 일행의 입장을 전하였다.
얘기를 듣고 난 그쪽의 반응은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 였다는 듯 모처럼 돈들이고 시간 내어 기분만 잡쳤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왜 또 선생이냐?"며 불쾌하게 투덜댔다.
<200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