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다양한 내용과 형태를 보여주는 필통편지 4

사람의 첫 만남은 인사에서부터 시작된다

by 숲song 꽃song Mar 25. 2025
어느 날 초등학교 5학년 딸의 발가락에 사마귀가 돋아났다. 치료 과정에서 딸은 큰 두려움을 느꼈고 재발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졌다. 걱정이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다가 필통 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필통을 여닫을 때마다 필통 속의 엄마 편지가 눈에 띈다면, 엄마가 곁에 있는 듯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옆집 엄마의 필통 편지 1>에서는 오래전,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부모와 자녀사이, 따뜻한 소통의 길 하나쯤 갖고자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을 함께 올립니다.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中 네 번째 편지글


 사람과 사람의 첫 만남은 인사에서부터 시작된단다.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반갑게 인사하면 서로 기분 좋고, 다음에 또 만나고 싶은 친근감이 든단다. 너도 너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친구가 좋지? 하물며 어른들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니? 인사성이 밝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중에서 누구를 더 친근하게 생각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거야. 요즈음의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혹시 어른들이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그런 것은 아닐까? 인사를 잘하지 못하면 부모님까지 욕되게 하는 경우도 생기지. 그리고 인사는 네가 자라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나갈지도 미리 예상할 수 있게 해 준단다.


무슨 소리냐고? 

사회는 인사성 밝은 사람을 좋아하거든, 인사성 밝은 사람에 비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지. 그렇다고 무조건 " 안녕하세요?" 하라는 것은 아니야. 인사는 받는 사람에게 정성이 느껴지도록 해야 해. 무슨 말이냐면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하는 인사보다 진실한 마음을 담아서 해야 한다는 말이야. 이렇게 하는 인사는 좀 형식에 맞지 않더라도 받는 사람에게 기분 좋게 와닿는 법이란다.

 어릴 때부터 진심으로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렴. 인사는 하찮은 것 같지만, 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니까. 성공한 인생은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것들을 잘 지키는데서부터 출발하니까.


봄아. 잘 읽어보았니?

태권도장 관장님께서 너희들에게 늘 아침저녁으로 부모님께 문안인사하라는 것도 인사가 그만큼 중요하고, 또 어렸을 때부터 좋은 습관을 갖게 해 주려고 그러는 것이란다. 아침에 일어나 수첩을 보고 나서야 챙기지 말고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엄마 아빠를 보면 큰소리로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씩씩하게 인사해 주렴. 그러면 엄마 아빠는 아침부터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잊지 말고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예쁘게 말해주는 인사는 또 엄마아빠를 얼마나 행복한 잠으로 이어주겠니!

 

 관장님께 검사 맡기 위한 형식적인 인사보다 잊지 않고 기분 좋게 인사해 주는 그 말에 엄마아빠는 더 행복할 거야. 평소에 인사 잘한다고 칭찬받는 봄이니 만큼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잘 알겠지?

엄마는 우리 봄이가 주위사람들에게 이런 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너는 인사성이 참 밝구나. 너희 부모님께서 참 잘 키워주셨구나."

봄아, 오늘 피곤하지 않았니? 

어젯밤 제사 지내느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는구나. 아마 누구보다도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모르는 것을 열심히 배우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 봄, 그런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조금 힘들면 엉덩이를 의자 끝에다 붙이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어깨도 쭉 펴보렴. 한결 정신이 바짝 들 걸.


오늘 하루도 그 어느 날 보다도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딸 봄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소녀라고 생각하는 엄마가-





【토막상식 하나】

낙지는 재미있는 동물이다. 흔히 머리라고 부르는 둥근 부분은 머리가 아니라 몸통이며 진짜 머리는 몸통과 다리사이에 있다. 낙지와 주꾸미와 문어는 모두 다리가 8개지만 오징어는 10개라서 족보가 다르다. '세 발 낙지'는 다리가 가늘어서 붙은 이름이란다.


쥐는 3천6백만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난 이래 지금까지 계속 번성하고 있으며 남극과 뉴질랜드를 뺀 전 세계에 분포한다. 종류가 18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며 전체 포유류 중 무려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임신기간이 짧으면서 새끼를 자주 그리고 많이 낳아 번식력이 왕성하다. 밭쥐나 집쥐는 한 번에 6~9마리씩 1년에 6~7회나 새끼를 낳는다. 쥐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갉아대는 이유는 앞니 2개에 이 뿌리가 없어 이빨이 평생 동안 자라기 때문이란다.




엄마가 들려주는 네 번째 이야기 : 9화, 10화에 소개한 것처럼 필립 체스터 필드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글 중 인사 관련내용을 일부 응용하여 아이의 상황에 맞게 편지를 써줬어요.

부모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써주다 보면 너무 진지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흥미로운 '토막 상식'이나 '깔깔 유머'를 곁들어 주었답니다.



이전 11화 다양한 내용과 형태를 보여주는 필통편지 3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