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나이 들어 운동하는 걸 티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고관절이 삐걱거리는 탓에 설렁설렁, 발목 부상에 설렁설렁, 방아쇠 수지 증후군으로 설렁설렁. 이젠 관장님께 몸 상태로 인해 격한 훈련을 받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기도 부끄러울 지경인데, 발목은 이웃집에서 복숭아를 잔뜩 가져다주셔서 감사 인사를 전하러 갔다가 돌계단에서 넘어질 뻔하면서 삐끗한 거라,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긴장한 탓에 손가락에 힘을 너무 주다가 이렇게 돼버린 거라 참 거시기하다. 훈련이나 제대로, 잘, 멋지게 해내면서 이렇게 아픈 거면 말을 말 텐데......
도장에 들어서자마자 관장님께 상황을 말씀드리자, 관장님은 오늘도 호구를 착용하지 말고 가벼운 기본 동작만 연습하자고 하신다. 발목 부상 때부터 호구를 쓰지 않고 가벼운 운동만 하고 있었던 터라 딸과 남편의 항의가 빗발친다.
호구를 꽉 조여 쓰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고 숨쉬기가 답답한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마스크를 쓴 채 호구를 착용하다 보니 답답함에 답답함이 더해져 호구를 쓰지 않는 게 얼마나 은혜로운 일인지 모른다. 항의하는 그들에게 인자한 미소를 날려준다.
아~이 더운 날 나만(!) 호구를 쓰지 않고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것은 조금보다 아주 많이 많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