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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비 Oct 14. 2023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윤정원_내 이야기를 들어줘

윤정원 <내 이야기 들어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건 축복일 것. 구름 많은 낀 어느 오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다. 온 가슴과 두 귀를 열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가 던지는 질문 속에서 나를 찾아간다. "내가 그렇게 느꼈구나. 내가 그리 생각하고 있구나,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바로 이거였구나." 혼자서는 뒤죽박죽이던 것들이 질서가 잡히고 명료해진다. 듣는 사람은 나에게 정답을 설교하지 않는다. 이게 최선이라며 강요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고 온 몸으로 말해준다. 그는 나의 파트너, 길동무다. 답을 가지고 나를 요리조리 밀어내지 않아 좋다. "당신에게 길이 있어요. 당신에게 힘이 있어요. 왜냐고요? 당신은 이미 온전한 존재이니까요. 길을 찾을 거에요. 당신답게 당신 세계를 꽃피울거에요." 믿음으로 듣는다. 희망으로 질문한다. 내가 직접 그 길을 찾아가고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한다. 눈과 귀를 열어 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어주는 사람을 가진다는 건 큰 행운이다. 어떤 행운이 깃든 오후, 가슴이 뜨거워졌다. 온 몸에 온기로 가득하다. 나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평화로운 나뭇가지에 앉아 마음을 열고 경청하는 사람이고 싶다. 행운을 꽃처럼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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