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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I Oct 04. 2024

6. 냉장고 속 그 아이

아동학대. 부모에게 살해당한 아이

6. 냉장고 속 그 아이     


초등학교 1학년인 성진이는 8세 아이치고는 체구가 너무 작았다. 옷은 늘어진 티셔츠에 꼬질꼬질한 손톱 끝은 물어뜯어 늘 피가 맺혀있었다. 집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지 음식을 보면 식탐으로 눈빛이 돌변하곤 했고, 주의력 결핍 증상도 있어서 가만히 있질 못했다. 언제나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성진이는 같은 반 아이들의 기피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문제의 그날 점심시간, 같은 반 친구들은 도시락을 들고 선생님 앞에 줄을 섰다. 성진이도 도시락을 들고 친구들 뒤에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서 있었다. 먼저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은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의 배식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줄을 서서 자신의 배식을 기다리던 성진이는 이미 배식받은 친구들의 도시락 반찬을 보고, 갈색의 먹음직스러운 소스에 잘 튀겨진 돈가스를 보자 더욱 배가 고팠다. 침을 ‘꼴깍’ 삼킨 성진이는 자기의 앞으로 4명이 더 서서 배식을 기다리는 걸 보고는 못 참겠다는 듯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앞 책상에 앉은 은혜의 도시락 안에 미니 돈가스를 덥석 집어 입에 넣었다. 은혜는 당황하며 성진에게 화를 내고, 성진의 행동을 선생님께 일러바쳤다.

    

“야, 더러워! 선생님! 성진이가 제 반찬을 손으로 집어 먹었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성진이는 더러운 손가락으로 은혜 옆 짝꿍의 돈가스도 집어 입에 넣었다. 아이들에게 배식을 해주던 선생님은 성진이를 말리며 성진이에게 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 하지만, 자리에 가서 앉기는커녕 호연이의 돈가스도 덥석 집어 들었다. 호연이는 성진이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주먹을 쥐며 말했다.     


“야! 너 왜 자꾸 남의 거를 먹어!”

     

호연이의 행동에 볼 가득 돈가스를 넣고 제대로 씹지도 못하던 성진이는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곧 선생님이 말릴 사이도 없이 책상에 가지런히 놓인 호연이의 포크로 호연이의 팔을 찍었다. 선생님은 놀라서 팔을 붙잡고 ‘엉엉’ 우는 호연에게 다가왔고, 아이들도 그 옆으로 몰렸다. 아수라장이 된 교실에서 그 순간에도 성진이는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넣고 있었다.          




성진이의 엄마는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요, 어머님! 성진이가 친구를 포크로 찔렀다고요. 굉장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지금 호연이 어머님과 반 친구 어머님들이 학폭을 열자고 하시는 상황이란 말씀이에요”


성진이 엄마는 말귀를 알아듣기는 하는지, 사과를 하고 아이를 잘 타이르겠다는 말 같은 건 할 생각도 없이 아니꼽다는 말투로 선생님에게 말했다.


“그냥, 학교에 안 보낼게요. 그럼 되는 거죠? 병원비 물어주고 그래야 하나요? 아우! 이 새끼야! 집에서도 먹을 것만 보면 눈깔이 돌더나. 학교에서까지 지랄이냐? 내가 너 때문에 미치겠다 아주."

    

성진의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막말을 했고, 성진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주눅이 들어서 엄마의 손이 올라올 때마다 움찔움찔 몸을 움츠렸다. 선생님은 도통 말이 통하지 않는 성진 엄마의 행동에 한숨을 쉴 뿐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성진이는 엄마 뒤를 쭈뼛거리며 따라갔다. 하지만, 성진 엄마는 단 한 번도 아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선 성진 엄마는 성진 아빠를 보고 짜증을 냈다. 잔뜩 긴장한 성진이는 거실로 들어오지 못하고 현관 앞에 그대로 서 있었다.     


“저 쌍놈 새끼 때문에 죽겠어! 돈가스 먹겠다고 반 친구를 포크로 찍었대! 그 애 엄마 성격 장난 아니던데, 치료비 얼마나 달라고 지랄하겠냐고, 야! 이 거지새끼야! 나가 죽어!”    

  

성진 엄마는 생각할수록  받는지 듯 애를 향해 욕을 하며 손에 잡히는 물건을 던졌다. 그 모습을 보며 거실 소파에 누워 담배를 피우던 성진 아빠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더니, 몸을 일으켰다. 170cm 정도로 그다지 키는 커 보이지 않았지만, 90kg이 넘는 덩치는 작고 왜소한 성진이 느끼기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그런 성진 아빠가 성진이 서 있는 현관문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성진이는 아빠가 가까이 오자 무조건 두 손을 모아 싹싹  빌며 말했다.     


“아빠! 잘 못 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네? 잘못했어요”

     

성진이가 사색이 돼서 빌고 있지만, 성진 아빠는 아이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따귀를 내리쳤다. 솥뚜껑 같은 손이 그 작은 아이의 얼굴을 치는 순간 성진은 휘청거렸다. 성진 아빠가 머리채를 잡고 있지 않았다면 몇 미터쯤은 날아갔을 것 같았다. 순간 별이 번쩍 보였던 성진이는 그 와중에도 벌벌 떨며 두 손을 모아 계속 빌었다. 하지만, 성진 아빠는 권투를 하듯 아이의 복부와 얼굴에 사정없이 주먹을 날렸다.      


“내가 저런 병신을 낳는 게 아닌데, 어디서 저런 게 나와 가지고 속 터져!”      


성진 엄마는 성진 아빠를 말리기는커녕 맞고 있는 성진이를 향해 못마땅하다는 듯 말하며 안방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아버렸다. 성진이가 닫히는 안방 문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순간, 성진 아빠의 주먹이 성진의 눈두덩이를 쳤다. 여린 아이의 눈은 금세 터져 눈이 빨간 피로 물들었다. 그리고 연이어 성진이의 복부를 치는 성진아빠의 주먹에 성진의 갈비뼈가 우지끈하는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성진이는 고통에 그대로 주저앉으며 쓰러졌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아빠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며 멀어져 갔다.     


“야!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 이 새꺄!”          




“7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해 장기간 냉장고 등지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부천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사건’의 부부가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 3부는 17일 오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어머니 B 씨에게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며 뒤늦게나마 이뤄진 장기 결석 아동 조사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영원히 밝혀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나는 출근 준비를 하면서 뉴스에서 나오는 끔찍한 사건에 귀를 기울였다.      


‘세상에, 어떤 미친 부모가 자기 자식을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시신을 토막 내? 쯧쯧쯧···.’      


도시락을 싸며 냉장고를 열던 나는 다시 한번 끔찍함에 몸서리를 쳤다. 아이를 살해한 것도 끔찍한데, 냉동실에 넣고 3년이나 같이 살았다니, 그것도 엄마와 아빠가 함께 말이다. 나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악마나 할 법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혀를 끌끌 찼다.    

  

내가 방문학습을 시작한 지도 3년이 흘렀다. 제법 일이 익숙해졌고, 관리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지역도 넓어져서 원미동과 중동 심곡동까지 세 지역을 맡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방이 한 칸이긴 하지만, 지하에서 상으로 집도 옮겼다. 아들은 학교 때문에 여전히 금요일에만 같이 지내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전세를 얻을 수 있어서 나날이 희망을 고 열심히 일을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내가 관리하는 동네에서 흉흉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라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선생님들도 냉장고 시신훼손 소식을 들었는지 다들 난리였다. 특히, 우리 팀 팀장은 나를 보자마자 놀란 토끼 눈으로 거품을 물고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 걔 있잖아! 그 애!”

“그 애 누구요? 그만둔다고 전화 왔어요?”

“아니, 지난달에 복회(그만뒀던 회원이 다시 가입함)시켜 보자고 찾아가 보라고 했잖아? 그 애 말이야!”

“아! 성진이요? 왜요? 연락 왔어요? 한 대요? 무슨 과목한대요? 성진이가 지금은 몇 학년인가?”

“아휴~ 선생님 아침 뉴스 안 봤어? 냉장고 속 그 아이 말이야! 걔가 성진이래!”

“네? 냉장고 속 그 아이라뇨? 아, 그 부모가 시신 훼손한? 에이, 설마요? 말도 안 돼!”

“어이구, 주소가 선생님 지역이잖아! 원미동!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어?”     


나는 팀장의 말에 설마요! 하면서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리고, 성진이와 함께 공부하던 3년 전의 일들이 떠올랐다.   

  

내가 성진이네를 처음 만난 건 12년 6월쯤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도 아이들의 학습을 지원해 주는 복지 정책이 있어서, 성진이네도 학습지를 신청했었다. 물론 그 부모가 직접 아이를 교육하겠다는 마음으로 신청한 건 아니었다. 곧 학교를 가야 하는 성진이가 한글을 모르니, 성진이의 어린이집 선생님이 우리 학습지를 해 보라고 권한 모양이었다.

처음 문의가 들어오면 아이의 수준을 모르기 때문에 공부해야 할 진도를 결정하러 관리자나 담당 선생님이 직접 아이의 집으로 방문한다. 그때, 나는 한참 신입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때라서 직접 성진이의 테스트하러 갔었다. 보통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귀가하는 2시~3시쯤 방문을 하면 집에는 당연하게 엄마와 아이만 있기 마련인데, 그 집엔 아빠도 있었다. 그때 날이 막 더워질 계절이라서, 그랬는지 성진이의 아빠는 러닝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있었다. 보통은 손님이 오신다면 웃옷은 입고 있어 줄 만도 한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또한 내가 뭐 큰 인사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와 함께 공부할 선생님이 집에 왔으면 가볍게 인사 정도는 할 것 같은데, 그 아빠는 나를 그냥 소 닭 보듯 쓰윽 한번 훑어볼 뿐, 거실 구석에 앉아 계속 담배만 뻐끔뻐끔 피우고 있었다.

나는 거실 가운데 상을 펴고 성진이와 마주 앉아 테스트를 했다. 하지만, 줄 담배를 피워대는 성진이 아빠의 연기 때문에 계속 기침이 났다. 성진이 곁에 있던 성진의 엄마나 성진이는 이미 익숙한지 그런 아빠를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는 계속되는 기침에 결국 참을 수가 없어서 성진이 엄마에게 말했다.     


“어머님, 죄송하지만 연기가 너무 심해서 그러는데, 창문을 좀 열어주실 수 있을까요?”

     

성진이 엄마는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아!' 하더니, 거실 창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성진 아빠에게 눈치를 주자 성진 아빠는 슬며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구시렁거렸다.     


“씨발 X 유난스럽네”     


분명 혼잣말이었는데, 나는 너무 충격적이라서 당장 나와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신나서 질문을 하는 성진이를 보고 ‘그래! 공부는 애랑 하는 건데, 뭐···’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아이에게 한글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기 위해서 독서와 한글 수업을 같이 하자고 했고, 성진이의 엄마는 비용이 걱정되는지 망설였다. 그래서, 한글과 독서를 같이 복지 신청할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함께 수업하기로 결정했다. 애 아빠라는 사람이 영 이상하게 생각은 되었지만, 신규회원을 받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오던 그날의 나는 이 집에서 수업을 하는 게 매번 곤욕스러운 일이 될 것이란 걸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첫 수업을 간 날, 성진이의 엄마는 집에 없었다. 그리고, 성진이는 빌라 앞 계단에서 혼자 돌멩이 몇 개를 주워 놀고 있었다. 반갑게 아이를 부르자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리고, 나에게 지나치게 안기며 반가워했다. 두 번째 보는데, 아이의 반응이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아이가 나를 좋아해 주니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아이와 공부를 하려고 집에 들어가자고 하니까, 아이가 망설였다. 나는 무슨 일일까 싶었지만, 뒤로 연달아 있는 수업에 시간을 확인하며 늦어지지 않도록 부지런히 수업을 해야 했으므로, 아이에게 집으로 들어가기를 재촉했다. 아이가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방안 가득한 담배 연기와 거실 바닥에 나뒹구는 술병들. 담배 냄새와 술냄새가 집안 가득 진동을 했다. 술에 취한 성진 아빠는 팬티 바람으로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했다. 이때, 성진이가 조심스럽게 작은 소리로 아빠를 불렀다.    

 

“아빠! 선생님 오셨어요.”

     

하지만, 성진 아빠는 정신도 못 차리고 잠을 잤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들어가지도 못한 채 현관 입구에 서서 성진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님! 성진이 첫 수업을 왔는데요. 아버님이 술을 드셨는지, 소파에 누워계시는데, 제가 들어가서 수업을 하기가 좀 그렇네요?”

“그럼, 그냥 교재만 놓고 가세요”

“네? 첫 수업인데···”

“괜찮아요! 뭐, 어차피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시켜서 하는 거라!”

“아, 네···”  

   

나는 뭐 이런 엄마가 다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빌라 계단에 앉아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성진이는 내가 읽어주는 동화를 정말 재밌게 들었다. 중간중간 얼마나 말을 시키는지 다른 아이들의 몇 배는 걸려서 동화 한 편을 다 읽었지만, 왠지 이 아이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목마른 아이에게 물을 먹여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 수업 중에 성진 아빠가 취해서 주정을 부리거나, 내 앞에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꼴을 자주 봐야 했다. 나는 전 남편에게서도 보지 못한 속옷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남의 남편 때문에 성진이네 수업을 가는 게 도살장 끌려가는 가축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 엄마라는 사람도 별로 그런 부분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서 더 이상했다. 하지만, 나는 거기까지만 생각했을 뿐, 아이가 학대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이미, 그 아빠라는 인간의 행태나 엄마의 무관심만 보았어도 아이가 학대받고 있음을 눈치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죄스럽고 미안했다. 심지어 성진이가 학교 가 방과 후 교실 다니게 되 학습지를 못하게 되었다고 했을 때 나는 너무 기뻐서 춤이라도 출 것 같다. 아이와 내가 수업을 같이 한지 8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다 후회스럽고 성진이에게 미안했다. 동화책을 들으며 반짝반짝 빛났던 아이의 눈빛이 생각나고, 그 차가운 냉장고 안에 눈도 감지 못한 아이의 두부(頭部) 시신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듯 죄책감까지 느껴졌다.


‘난 어른이 되어서 그렇게 힘들었을 아이를 알아채지도 보호하지 못했구나!’


나는 계속되는 자책에 힘이 들었다.


‘내가 3년 전에 눈치만 챘었어도. 그리고, 신고만 했었어도 지금 성진이는 살아있지 않을까?’


아무 도움도 못 받고 쓸쓸하게 죽어간 성진이, 죽어서도 3년이나 냉장고 속에서 떨었을 아이의 영혼까지···.

나는 그런 생각에 일 손에 안 잡혔다. 아이의 영혼이 이제는 하늘에 닿았을까? 자신을 낳아 부모에게서 학대를 당하고 기댈 하나 없던 성진이ᆢᆢ. 인천의 다른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장기 결석 아동을 조사하다 우연히 알게 된 성진이의 살인과 학대의 정황들, 아이의 시신을 찾아서 한을 풀어주게는 되었지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도 그 아이를 찾지 않았다는 것이 참으로 아픈 현실이었다.

실상 주변에서 학대받고 방임된 아이들을 보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어른은 몇이나 될까? 남의 일이라고 본 척, 모르는 그냥 지나치진 않았던가? 혹시나 오해일까 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해결해 생각도 못하고 소심하게 기웃거리던 우리들의 모습! 아이들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일게 학습지 선생이 무엇을 있었겠는가?라고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을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가 보이는 행동, 입은 , 하는 모습들과 주눅이 들어있는 모습에서 눈치를 챘어야 하는  어른이지 않았는가?

아이는 수도  나와 소통하는 동안 살려달라고 했는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것도 눈치를 채지 못했지 않은가? 나는 혼란과 혼돈 속에서 힘들어하다가 결국 3년 6개월간 앞만 보고 달렸던 학습지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회사를 나오며 하늘을 보고 성진이에게 말했다.


"늦었지만, 그때 알아봐 주지 못해서 미안해! 좋은 부모와 어른들이 있는 곳에서 행복해지길 바란다."

      


작가의 말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라!'


정말,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순진하고 예쁜 세상에 항상 행복만 가득 심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보통 우리는 내 자식이 어디 다칠까, 마음 상할까 애지중지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자기 부모들에게 언어적, 육체적, 성적, 정신적으로 학대와 방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위의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사건은 제가 부천에서 일할 당시 인근 지역에서 실제 일어났던 살인 사건이었고, 저와 가까운 선생님께서 그 아이의 수업을 다니며 겪었던 일을 들은 얘기를 각색해서 엮어 본 이야기였습니다.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못하고 자식을 그저 자신의 소유물로만 생각하면서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면 아이는 어디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겠습니까? 그렇게 자란 아이가 또 똑같은 학대를 하게 된다는 사실은 더 가슴이 아픈 결과인 듯합니다.

아동학대 신고의 의무가 학교 선생님들, 의사와 목록에 나와있는 25개 해당 직군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의 학대를 방관할 의무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어른들의 학대로 힘들어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외면하지 말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세요.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관할구청 또는 수사기관(112)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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