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도 기억에 남는 작은 빛
반딧불은 보기 어려운 곤충이었다.
내 기억에 남은 작은 반짝이는 곤충은
여름 끝자락, 비가 그친 초가을
바람이 서늘한 저녁 무렵 논두렁 근처에서
학교 끝나고 집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나 몇 초 반짝이다 금세 사라진 기억이 난다.
어둑어둑했기도 하고
그 시간의 계절은 경계가 뚜렷하여
입추만 지나도 서늘함이 느껴졌었다.
저녁 하늘엔 서서히 별들이 나오고 있었고
내 눈앞엔 반짝이는 반딧불이
마치 오늘도 애썼다고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