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by 꽃하늘
IMG_3227.jpg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날은

왠지 반짝이는 눈 위를 밟는 게 미안했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먼저 밟고 싶었다.


이 발자국은

옆집 언니가 학교 가며 남긴 거고,

저 발자국은

아버지가 새벽에 밭으로 가시며 남긴 걸 거다.


엇,

가끔 알 수 없는 발자국이 보일 땐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혹시…

밤새 눈 오는 들판을

무서운 동물이 지나간 걸까?


조금은 무섭고,

조금은 신났던 그 시간.

나는 눈 위에서

혼자 이야기를 만들며 놀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