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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by 꽃하늘

IMG_6034.jpg 윤동주_둘 다(1937. 추정)

내가 살던 곳은 바다와는 멀었지만

파란 하늘 아래에는 늘 초록빛 산이 있었다.


하늘 끝마다

산봉우리가 높게 솟아 있어

구름이 낮게 뜬 날이나

무지개가 길게 뜬 날이면

하늘과 산이 맞닿는 것처럼 보였다.


그 시간의 나는

구름이 낮게 떠 있으면

정말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산길을 따라 달려가곤 했다.

막상 가까이 가보면

그저 안개였다는 걸 알고

조금 실망했던 날도 있었다.


무지개도 그랬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았지만

항상 멀리에서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 구름과 무지개를 잡고 싶었던

그 마음으로 오늘도 하늘을 바라본다.


IMG_4269.JPG 파란 하늘 아래, 초록빛 산은 어린 날 보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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