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과 은희
제2화
야옹~
선영은 학교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길고양이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모든 것이 완벽한 선영을 방해하는 유일한 존재다. 학교경비한테 고양이들 단속하라고 단단히 일러둘 참이다.
퇴근하는 길에 승희가 하굣길에 길고양이에게 간식을 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얘, 너 지금 뭐 하니? 고양이한테 그런 거 주니까 자꾸 학교로 들어오는 거 아니야!”
‘하여튼 꼴 보기 싫은 것들이 더한다니까’
선영은 옆에 있던 돌멩이를 들어 힘껏 고양이를 향해 던지고는 경비원에게 소리를 질렀다.
“경비아저씨! 내가 고양이 못 들어오게 하라고 몇 번을 말해요!
여기가 고양이 소굴이야 아주!
일 좀 똑바로 하라고!”
“죄송합니다 교장선생님 ”
선영의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경비 아저씨가 얼굴이 땅에 닿을 듯 머리를 숙인다.
“하여튼, 하라는 일도 똑바로 못하고 쯧쯧쯧”
퇴근 후 선영의 루틴은 노을이 비치는 창가에서 피아노를 치는 일이다. 거실 한가운데에 있는 그랜드피아노 앞으로 간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곳에서 선영은 빠르고 우아한 손놀림을 힘껏 자랑해 본다. 스스로 생각해도 멋진 삶이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월! 월! 월!
개 짖는 소리다.
“ 아 진짜. 저놈의 개 때문에. 개 잡아가라고 그렇게 신고를 했는데, 아직도 못 잡은 거야? 정말 미친다니까”
“딩동”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장은희 선생이 열쇠를 받으러 왔다.
“ 어 장 선생. 열쇠 여기 있어. ”
“저……. 교장 선생님, 죄송합니다. 저는 사정이 있어서 학교에 늦게까지 남을 수가 없어요. 순찰 업무는 다른 사람을 시키시는 게…”
“뭐야? 아니 그럼 아까 말을 했어야지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장 선생이랑 같아? 이런 사소한 거 신경 쓸 시간이 있는 줄 알아? 어디서 그따위로 일을 해?”
“네? 죄송합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다치셔서 집에 가봐야 해요…….”
“그거는 장선생님 사정이지. 내가 먼저 말을 했잖아. 열쇠 받아가라고 옷!”
선영은 열쇠 꾸러미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겁에 질린 장선희 선생은 울면서 선영의 집을 나갔다.
‘내 덕분에 먹고사는 주제에 능력 없는 것들이 꼭 저렇게 거슬린다니까’
그렇지 않아도 거슬렸던 장 선생이 하는 짓이 밉다. 어리석은 교사들 때문에 진절머리가 난다. 선영은 다음 장은희 선생의 다음 계약은 없는 걸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분노의 피아노 연주를 한다. 피아노 선율이 대궐 같은 집을 감싸던 그때 다시 고양이 소리가 들려온다.
“야~옹”
밖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리자마자 피아노 연주를 멈추고 벌떡 일어났다.
“아니 여긴 또 어떻게 들어온 거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