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한량체질 12화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고독

어떤 날과 어떤 감정

by 알담

고독은 즐겁지 않다.

고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고독은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것이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것이다. 가끔 우리가 사람에 지치고 관계에 지쳐 혼자가 되고 싶은 것은 진정한 혼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관계만 맺고 살고 싶다는 뜻이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모든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뜻이지 오롯하게 혼자로 남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설령 어느 순간은 혼자가 되고 싶을지언정, 그 상태가 평생 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외로워하고, 누군가 이해해주길 바라며, 나의 상황과 감정을 공감하길 바란다. 그러므로 혼자가 좋다는 말은 반은 진심이고 반은 거짓이다. 혼자를 즐긴다는 말은 그런 나를 뒤에서 응원하고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기에 가능한 말이다. 혼자의 고독함을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즉,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고독이다. 진정한 고독이 아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고독은 누구나 바란다.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에게서 자유롭되 좋아하는 것들은 가까이 둘 수 있는 고독. 무섭도록 이기적인 나를 위한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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