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절거림 같은 글들에 변주를 주고자 있는 인맥 없는 인맥을 탈탈 털어 모아 실제 회사원들의 인터뷰를 실어본다.인터뷰이들은 우연히도 모두 대리님들이며 이하 '대리님즈'로 일컫는다.대리님즈는 인사팀 김 대리님, 설계팀 남 대리님, 구매팀 김 대리님, 사업팀 김 대리님으로 구성하였다.
대리님즈!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사킴) 안녕하세요. 올해 인생 30년 차, 입사 6년 차 사람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첫 직장이에요. 이직 생각은 늘 하고 있지만 아직 여길 다 버리고 갈 만큼 마음에 드는 파라다이스는 찾지 못해서 6년째 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사팀에서 성과관리 및 평가를 담당하고 있어요! 입사하고 거의 5년 꽉꽉 채워서 개발사업팀에서 일하다 인사팀에 온 지 오늘 기준으로 4개월 차햇병아리입니다! 이번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만들어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텐션이 높고 러블리한 편)
설계남) 31세, 직장 4년 차 대리이자 연극과 뮤지컬을 사랑하는 회사원입니다! 모두들 그렇듯 저 또한 워라밸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휴먼입니다! (나의 글 '회사원이라는 부캐'의주인공이다.)
구매킴) 삼십 대, 대리 2년 차, 구매 (단답형인 편)
사업킴) 36살, 해외 플랜트 분야 사업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9년 차 직장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말미에 하는 편)
대리님즈! 본인만의 언어로 '회사원'을 정의해 주세요.
인사킴) 내 인생에 강제로부여되는 부캐.
설계남) 회사원은 뮤지컬의 앙상블이라고 생각합니다. 앙상블은 주인공이 아니라서 사실 아무도 봐주지 않습니다. 뮤지컬이 대박 나도 주연만 회자될 뿐이죠. 회사가 잘 나가서 뉴스 1면에 나와도 나오는 건 대표이사뿐이듯 말이죠. 하지만 뮤지컬의 앙상블이 없으면 주연도 없듯 세상에서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언젠가 주인공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구매킴) 미생. (단답형인 편)
사업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
대리님즈! 회사 생활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시어 : 꼰대, 사내연애, 정시퇴근, 연차)
인사킴) 전 좋은 거 이야기할래요! 사실 회사에서 마음 맞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근데 저는 회사에서 마음 맞는 언니 동생들을 만난 게 너무 좋아요!근무시간에는 각자 열심히 일하고 오히려 퇴근 후 아니면 주말에 만나서 못다 한 이야기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해요. 심지어 같이 부산여행, 해외여행도 다녀왔어요. 사실 절친이랑 가도 싸우기 마련인데 회사 언니 동생들이랑 간 여행은 숨넘어갈 듯 웃고만 온 기억이 가득해요. 지금은 다 다른 부서로 찢어졌지만요. 연차를 맞춰서 놀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좋기도 해요! (어제도 놀다 왔다고 함.)
설계남) 다 쓰자면 지면이 부족하여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1년간 말레이시아 현장에 있을 때 저를 심하게 괴롭히던 사람이 있었는데 뒷담화는 물론 욕설 폭언에 발로 엉덩이를 찬다거나- 목덜미를 잡고 휘두른다거나- 현장에 있는 크레인에 매달아놓는다거나 하... (거친 말이 나와편집자직권으로후략하였음.)
구매킴) 전 직장에서의 유명한 꼰대 과장이 있었는데, 곧 재언이가 그 과장에 대해서 쓸 예정이에요. 사람들이 이름도 부르지 않을 정도였어요. 볼드모트처럼요.
사업킴) 쿠웨이트 파견 시절, 꼰꼰한 팀장님이 축구 중계방송을 봐야 한다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안테나를 조정해 보라고 하셨고, 저는 두 시간 동안 손으로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쿠웨이트는 매우 더운 나라예요. (웃음) 또.. 사내연애에 대한 로망도 있었죠! 복사기 앞에서 스치듯 손잡는 짜릿함을 기대했었는데 제 짝은 회사밖에 있더라고요.(내년 결혼을 앞둔 사업킴이 아쉬워 보였다.) 또 최근에 오후 반차를 내고 PC방에 가서 게임을 했는데, 별거 아닌 소소한 재미와 삶의 여유로움을 잠시 느꼈던 것 같아요. 정시퇴근은 가족 사랑의 날인 수요일과 금요일에 할 수 있습니다! (성실한 사업킴은 모든 제시어에 답변해 주었다.)
Note)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2019년 7월 16일부로 시행되었다.
대리님즈! 오늘 점심메뉴와 선호하는 식사 방식을 알려주세요.
인사킴) 점심메뉴는 그냥 먹자는 대로 먹어요. 크게 가리는 음식은 없어서요! 오늘은 삼계탕이래요. 근데 너무 당기는 게 있다면 같이 먹을 사람을 찾아서 팀이랑 따로 먹기도 해요! 그리고 선호하는 식사 방식은 4인용 테이블을 넘어가지 않는 편한 사람들과 식사하는 거예요!! 이건 술을 마실 때도 선호하는 부분입니다!(술자리에는 인사킴!)
설계남) 티엠아이로 저는 식사 취합 담당입니다. 도시락을 취합하고 식사를 취합합니다. 그래서 보다 보면 특징이 있는데 부장급들은 같이 먹는 차려진 음식을 좋아하고 대리 이하들은 자율적으로 먹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 저는 도시락을 먹어요. 후딱 먹고 점심시간에 40분 정도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려고요! 1년 반 정도 했는데 건강에 좋은 거 같아요 점심에 씻으면 개운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아침에 바쁘면 안 씻고 오기도할 수 있어서 (주제를 벗어난 설계남) 암튼 그래서 혼자 빨리 해치울 수 있는 도시락을 선호합니다.
구매킴) 구내식당에서 주는 메뉴, 팀밥. (단답형인 편)
사업킴) 오늘 점심은 콩국수예요! 선호하는 식사 방식은 팀 사람들끼리 구내식당에 가서 빨리 먹고 남은 시간을 푹 쉬는 건데요, 아쉽게도 현 직장엔 구내식당이 없어요. 때문에 아침마다 점심 메뉴 조사 및 예약을 담당하고 있어요. 조금은 귀찮지만 막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삼십 대 중반의 사업킴은 팀의 막내다.)
대리님즈! 대리님즈의 꿈은 무엇인가요?
인사킴) 사실 꿈은 엄청 많고 또 자주 바뀌는데 그중에서 제일 오래 안 바뀐 꿈은 나중에 한 칠십 대 즈음이 됐을 때 제 인생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서 포토에세이 하나 만드는 거예요! 일기나 글, 그림 이런 걸로 남기고 싶은데 그런데는 재주가 없어서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틈만 나면 예전 꺼부터 다 꺼내보고 그래요. (웃음) 그래서 이런 거 모아서 나중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선물해주고 싶어요! (인사킴의 장래 희망은 이상하고 귀여운 할머니라고 했다.)
설계남) 역시 꿈은 퇴사죠! 그냥 퇴사라기보단 퇴사해도 아쉽지 않을 만큼 내 사업이든 어떤 방면이든 더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구매킴) 회사원이 아닌 n개의 직업이 있는 사람. (단답형인 편)
사업킴) 2014년,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생활을 접고 유학을 갔었어요. 하지만 현실의 벽을 깨닫고 다시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죠. 이후 특별한 꿈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어요. 다만, 꿈이라기보다 희망하는 것은, 이 험난한 회사생활을 즐겁게 하면서 삶의 활력을 가질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를 찾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번 생에는 찾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요!
회사에서 대리란, 건물의 철근 같은 존재입니다. 보이지 않으나 그들이 있어야 무너지지 않아요. -인사 킴(30, 건설회사 재직 중)
Note) 철근은 조금 녹슬어야(...) 부착력이 높아진다.
뜬금없는 인터뷰 제의에 기꺼이 응해 주신 네 분의 대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회사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