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이 땅의 주인들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콜로라도

by 질경이




지금 아메리카라고 불리는 이 나라에 유럽 사람들이 배를 타고 와서 자기네 땅이라고 선언하기 훨씬 전부터 이 땅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살기 편한 비옥한 땅 뿐 아니라 아주 추운 곳에서부터 몹시 덥고 메마른 땅까지 골고루 퍼져 나름대로의 지혜와 경험에 의지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유럽에서 밀려오는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없어 싸우다 죽거나 병으로 죽어 점점 그 수가 줄어들었고 법과 계약이 무엇인지 몰라 보호구역이라는 감옥같은 곳으로 가서 살아야했다. 한 때 이 땅의 주인이었던 이들의 존재를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잊고 살고 있다.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에 가면 그들이 살던 흔적들이 있다. 공원 안에 인디언 유적지가 5000군데 절벽 주거지가 400곳이나 된다. 이곳에 내려 가 보려면 사람하나 겨우 지나갈 계단과 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여러 개 지나야 한다 다행히 사다리는 튼튼했지만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메사 베르데(Mesa Verde)는 녹색 테이블이라는 뜻이다. 1400년 전 잣나무와 소나무들이 우거진 편편한 산 위에 푸에블로 족의 조상들이 땅을 파서 집을 짓고 옥수수 농사를 지어 먹으며 살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무슨 이유에서 인지 600년 동안 살아온 절벽 위에서 절벽 중간으로 내려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였다.

물을 길러다 벽돌을 만들어 쌓고 돌로 돌을 쪼아 집을 지었다.



키바는 모여서 기도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회의도 하던 방이다. 키바를 만든 벽돌이 가장 정교하다.






타우어하우스

타우어 하우스 안쪽에는 벽화도 그려져 있다.



절벽에 무슨 뜻인지 전문가도 해독하지 못하는 그림도 있다.


그들이 남긴 기록이 없어 과학자들이 그들이 절벽 아래로 던져 버린 것들을 조사해 그들의 삶을 추측한다.



75년 동안 집을 짓고 100년 살고는 모든 것을 그대로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졌다. 기록이 없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상상한다.

유골 가까이에 꽃과 보석이 있다. 오랜 세월 옥수수를 돌에 갈아 먹어 치아가 나빠졌다.

평균 수명은 34세, 거의 모든 이에게서 퇴행성 관절염과 기생충이 발견되었다.

가장 오래된 음식 쓰레기에서는 노루나 사슴같은 꽤 큰 짐승의 뼈가 나오고 마지막에는 다람쥐 토끼 같은 작은 동물의 뼈만 있는 것으로 볼 때 인구 증가로 먹이가 부족했다.

가뭄,질병,인구증가 등으로 부족의 지도자가 이 땅을 떠나야겠다고 결정했을 수도 있다


그들이 쓰다 버리고 간 바구니


특별한 날 신었을 것같은 장화





꽃을 수놓은 조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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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파낸 유물들을 보니 왠지 낯익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우리 조상들이 쓰던 바구니같고 그 들이 신던 신발은 우리 우리 조상들이 신던 짚신처럼 생겼다.


1800년 말경 카우보이들이 이 곳을 발견해 많은 보물들과 도자기, 생활용품들을 가져가 버렸다.

마구잡이로 유물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뱀이 나온다고 다이나마이트를 터트리기도 했다. 그들이 훔쳐가고 남은 것 만으로 작은 박물관을 만들어 지금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더 이상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90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유럽 사람들이 일찍 자리 잡은 동부에는 이런 유적지가 없다. 이들이 힘을 자랑하기 위해 큰 건물을 짓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자그마한 유적도 모두 없애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도 생긴다.

나 어렸을 적 미국의 서부영화를 보면 원주민은 아주 야만스러운 나쁜 사람들이었다. 영화를 보다 백인 군인이나 보안관이 인디언을 죽이면 관객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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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 전,이렇게 정성들여 지은 집과 그들의 식량인 옥수수와 사냥도구 마져 놓아 둔채 홀연히 사라졌다.

무엇이 그들을 그리 서둘러 떠나게 했을까?

메사베르데 국립공원에 와서 그들의 살던 모습을 보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곳을 가서 그들이 사는 환경을 보면 더 미안해진다.

무지하다고 용서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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