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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 게임(2)

17. 5부 하노이의 사랑(4)

게스게임(2)


토호판의 집은 된장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냄새… 발효된 콩 냄새네요.”
마루에는 오래된 족자가 걸려 있었고, 중앙의 초상화 앞에서 쓰엉이 멈췄다.
“저건 응오 꾸옌 왕이에요. 베트남을 독립시킨 첫 왕이죠.”
이세는 주변을 살피며 이름을 불렀다.
“토호판! 계십니까?”
대답은 없었다. 집안은 뒤죽박죽이었고, 누군가가 급히 뒤지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이미 아몬의 사람들이 다녀간 것 같아요.”
쉬에 할머니가 뒤따라와 말했다.
“그렇다면 깜럼 마을의 풍흥왕 사원으로 가보게. 그가 그리로 피신했을 거야.”

풍흥왕 사원에 이르자, 입구의 문지기가 두 사람을 막아섰다.


“여기서 뭐 하시오?”
이세가 말했다.
“토호판을 만나러 왔습니다. 쉬에 할머니의 소개로 왔어요.”
“그런 사람 없소. 돌아가시오.”
그는 이세를 위아래로 훑으며 물었다.
“일본인이오?”
“아니요. 한국계 프랑스인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그는 안으로 들어갔다가 이세를 다시 불렀다.
“따라오시오.”

안채를 지나자, 언덕 아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당이 나왔다.
그곳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토호판 선생님이십니까?”
“그래, 내가 토호판이네.”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쉬에는 영혼을 보는 눈이 있지. 네가 빛의 사람인 걸 알고 나를 미리 찾아오게 했네.”

이세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는 오주를 찾아왔습니다. 그게 필요합니다.”
토호판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나와 향기 추측 게임을 해야겠군.
나를 이기면 오주를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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