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5부 하노이의 사랑(3)
이세와 쓰엉은 이스트 포뮬라의 마지막 향 원료, 오주를 구하기 위해 드엉럼으로 향했다.
이세가 말했다.
“오주는 응오 꾸옌 왕이 만든 술이라고 했죠? 콩을 발효시켜 된장을 증류한 술이라던데.”
쓰엉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트란 선생님의 친구, 하노이대 교수님이 알려주셨대요.
그 왕의 후손이 아직 이 마을에 오주를 보관하고 있대요.”
“그럼 그 후손을 찾아야겠군.”
드엉럼은 하노이에서 한 시간 반쯤 떨어져 있었다.
마을은 오래된 벌집돌 집들로 가득했고, 붉은 흙길 사이로 아열대의 냄새가 흘렀다.
쓰엉이 말했다.
“이 마을엔 9개의 마을이 이어져 있어요.
몽푸, 동쌍, 깜틴… 이런 이름들이 다 향처럼 예쁘죠.”
“800채나 되는 벌집돌 집이라니, 마치 시간이 멈춘 곳 같아요.”
이세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오주에 대해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다.
세 시간이 흘러 해가 뉘엿뉘엿해졌다.
“잠깐 쉬죠. 저기 카페가 보여요.”
이세는 작은 카페로 들어가 커피를 시켰다.
쓰엉은 망고주스를 마시며 햇살을 피해 모자를 눌러썼다.
이세가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혹시 오주라는 술을 아십니까?”
주인으로 보이는 노부인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름은 처음 듣네.”
그들은 다시 길로 나섰다. 멀리 성당의 첨탑이 보였다.
“성당 쪽으로 가보죠.”
성당에 다다랐지만 문은 닫혀 있었다.
“이곳이라면 뭔가 단서가 있을 것 같았는데…” 이세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길모퉁이에서 풍겨오는 냄새가 이세의 코를 자극했다.
“이 냄새는… 뭔가 특별한데.”
그가 냄새를 좇아가자, 자판을 깔고 앉은 할머니 세 분이 있었다.
한 분이 그에게 하얀 떡을 내밀었다.
“자, 먹어보세요.”
“이건… 어떤 음식인가요?”
쓰엉이 대신 설명했다.
“쩌럼이에요. 베트남 전통 떡이에요.”
이세는 한입 베어 물고 웃었다.
“쫀득하면서도 향이 독특하네요.”
그는 떡을 사고, 배낭에서 과자를 꺼내 할머니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할머니들은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때 떡을 팔던 쉬에 할머니가 손짓했다.
“토호판의 집으로 가보게.”
“토호판이요?” 이세가 되물었다.
“그래. 그 사람이 자네가 찾는 걸 가지고 있을 거야.
며칠 전부터 뱀 문신한 자들이 그걸 찾으러 왔어. 조심하게.”
쓰엉이 놀란 눈으로 이세를 바라봤다.
“아몬의 부하들이 벌써 여기에…”
“그렇다면 더 서둘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