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후각 STUDY

2. 후각 기억

이 저술은 2016년 정부(교육부)의 후원으로 한국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 Govenment


이 글에 대한 활용 방안은 저술한 내용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후각 연구와 아울러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후각 도시디자인, 후각 예술, 전자코, IT와의 연계, 후각 치매진단 프로그램, 후각 교육, 게임,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활용에 대하여 밝혀두었다. 이미 3차 후각 혁명은 시작되었고, 4차 산업혁명과 맥을 같이하여 후각은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래서 이런 중요한 감각인 후각을 깨우고 알리기 위해 기초연구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하여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것이다.


*출처 : 후각 혁명, 송인갑, 2020


 인간에게 어떤 특정한 냄새에 대한 연상 구조가 확립되면 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도록 복잡하다. 

 각 냄새는 각자의 화학적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와 상호보완하는 인식과 연상의 두 가지 요인을 통하여 구성 요소가 확립되면 이는 기억의 문을 여는 독보적인 열쇠가 된다.

 이것이 냄새가 ‘최고의’ 기억 단서로 간주되는 이유지만 더욱 주목할 점은 냄새에 수반되는 풍부한 감정이다. 

 냄새가 유도하는 기억이 그토록 특별한 이유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이기 때문이 아니라 후각과 감정, 기억이 서로 독보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1)


 기억은 여러 가지 특별한 감각을 통해 수용되는 요인들로 코드화 되며, 후각은 기억의 구조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청각 및 시각적 자극의 역할까지가 현재까지의 대다수 신경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영역이었다. 


 기억은 우리에게 개성을 부여하고 기억이 사라지면 우리의 감성도 사라진다. 

기억 상실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가장 파괴적인 사건 중 하나이다. 기억상실은 단순히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삶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억 상실의 예방 또는 치료는 기억의 형성 및 저장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이 이해되는 경우에만 가능할 수 있다. 

기억의 범주는 즉각적, 최근, 그리고 과거의 기억 등 이 세 가지 기억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후각 기억 상실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레르기와 알츠하이머 병증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2) 시카고 러시대학 메디컬센터의 로버트 윌슨 박사는 그의 연구 논문에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는 것은 노인성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특징적 증상인 ‘신경섬유 엉킴’이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냄새를 맡는데 어려움이 나타나면 노인성 치매의 초기증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후각 기억의 본질은 무엇일까? 시각 또는 청각 정보를 위한 기억과 비슷할까? 

확실히 시각 및 청각 정보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지만,  냄새 기억의 많은 특성은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저장과 붕괴 과정, 기억 과정의 특성은 후각과 관련하여 아직 설명되지 않고 있다. 신경 영상 기술은 악취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향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후각 자극이 가장 잘 기억될까? 

 Rabin, M. D., & Cain, W. S. (1984)은 냄새 기억이 친숙함과 식별 가능성에 의해 향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3)

     

 냄새가 기억력 향상에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맥락 의존적 기억’이라 불리는 심리 현상이다. 

뭔가를 배웠을 때와 같은 맥락에 있거나 같은 장소, 같은 마음가짐을 하면 그 정보를 더 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락에서 기억을 돕는 핵심사항은 사람들의 감정이다. 냄새는 감정과 가장 밀접한 감각이므로 기억을 증진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단서가 된다. 4) 하지만 이 후각 기억은 후각적 환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냄새가 때로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 

가령 파머산 치즈와 토한 음식은 유사한 후각 기억을 우리에게 제공해줌으로써 후각적 환각에 빠져 정확한 냄새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점은 후각 진단과 치료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이다.


 냄새의 감각은 다른 감각 양상과는 별도로 설정된다. 악취는 즉시 강한 정서적 기억을 유발할 능력이 있다. 냄새의 자극은 다른 감각 자극보다 높은 기억력을 제공한다. 

냄새 지각은 심지어 가장 기본적인 형태에서 조차도 변연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초기 관여는 다른 감각 양상에서 평행하지 않는다. 변연계와의 상당한 연관성과 편도체의 활성화가 순간적으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추억의 변환을 용이하게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냄새의 감각이 그 특징적인 성질을 갖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냄새가 자발적으로 매우 선명하고, 감정적으로 색조를 표현하고, 때때로 매우 오래된 자서전적 기억(프루스트 현상으로 알려진)에 관한 것과 같이 후각 정보 처리에 대한 현재의 이해를 분석하는 데 있다. 5) 

 냄새는 후각 기억의 현재화를 가져다준다.


 무엇을 통해 우리는 기억을 오래 동안 간직할 수 있을까?  

 특정 향기나 냄새가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억은 굉장히 오래 남아서 회상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토록 냄새의 기억은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작용하며 동시에 기억의 수립에 있어서 지식 성립의 연령대를 초월하는 요소가 된다. 

 후각으로 회상할 수 있는 기억은 10세 이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이것은 언어 형태의 단서를 통한 기억이 도달하지 못하는 기억의 영역이다

 후각의 기억은 언어의 기억을 넘어서서, 익숙했던 어떤 냄새를 한 번만 맡는 것 만으로 그 냄새와 관련된 부분적이 아닌 전체적인 상황적 기억들을 입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되고, 원래의 경험이 갖고 있는 미묘한 느낌과 분위기까지도 신기할 정도로 온전하게 되살려낼 수 있다. 6)


Olfactory Director 송인갑, 2020


주)

1) 레이철 허즈, 욕망을 부르는 향기, 장호연 역, 뮤진트리,  92P

2) Biju Bahuleyan, Satendra Singh Short(2012),“Olfactory Memory Impairment in Neurodegenerative  Diseases ", Journal of Clinical and Diagnostic Research. 2012 October, Vol-6(8): 1437-1441P

3) Eshelman, Sarah, Stephanie Medwid, Laura Neumann, Julia Woronczuk.“Olfaction and Memory.” 중 Odor recognition: Familiarity, identifiability, and encoding consistenc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10(2), 316–325. 언급 내용

4) 레이첼 허즈, 앞의 책. 97

5) Mark Hughes(2004), "Olfaction, Emotion and the Amygdala:arousal-dependent modulation of long-term autobiographical memory and its association with olfaction: beginning to unravel the Proust phenomenon?"

6) 라이얼 왓슨(2002), “코 : 낌새를 맡는 또 하나의 코, 야콥슨 기관” 이한기역, 정신세계사. 20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