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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장 Dec 11. 2023

10. 노래의 탄생

창작의 기쁨. 

내가 가사를 적고 흥얼거리던 한 구절 한 구절이 한곡의 노래로 만들어졌다. 뚝딱뚝딱 작업하는 원욱(작자)이를 보고 

'뭐지, 이 사람. 미디 장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케치한 노래를 MP3로 추출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 듣는데 절로 웃음이 나왔다. 


드럼을 찍고, 기성곡을 카피하고 logic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은 뒤켠으로 밀려놨다. 내가 몇 달, 몇 년을 고생해서 할 것을 두 시간 만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하는 것이 맞다. 전문가의 영역인 것이다.  

나는 일단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여건이 된다면 코드까지 한번 해보자. 나머지는 원욱(작자)이에게 맡기는 것이다. 


눈앞에서 내가 쓴 가사가 그리고 내가 만든 멜로디가 노래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니 욕심이 생겼다. 

"FOR YOU"를 만들 때는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나중에 코드를 붙이려고 작곡 선생님이랑 고생을 하고, 10개가 넘는 코드가 쓰이고 난해한 코드들이 쓰이는 것을 보고, 시작이 기타쟁이였던 나는 


'이렇게 어려워지는 노래는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이번에는 코드를 먼저 써놓고 거기에 가사를 붙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때부터 기타를 다시 잡었다. 


단조로우면서도 듣기 좋고 뭔가 있어 보이게 한번 짜보자.. 그래서 F-Am-C-G로 만들어진 코드지만, 반복되는 운율이 있게끔 기타 라인을 만들어보았다. 

땅당 땅당 땅당 ~~~~~ 


일단 듣기 좋은 반복되는 기타 라인 완성. 


가사와 멜로디는 아직 없다.  

땅당 땅당 땅당 땅당 일단 기타만 녹음을 해둔다. 귀에 익게끔 계속해서 듣는다. 

당최 여기에 맞혀서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려고 하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멜로디만 계속 흥얼거리게 된다. 


멜로디를 먼저 만드느냐 , 코드는 먼저 만드느냐 두 가지 다 장, 단점이 있으니, 굳이 한 가지 방법에 얽매이지 마라고 한다. 


멜로디를 먼저 만드는 경우, 곡을 관통하는 코드를 찾는 것이 어렵고, 코드를 먼저 만드는 경우는 코드에 갇여서 멜로디가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일단 여기까지. 언젠가 만들어지겠지... 하고 신경을 끈다. 


F-Am-C-G로 만들어진 짧은 기타 라인에 맞는 노래가사와 멜로디가 드라마 Glory를 보다가 만들어졌다. 눈 오는 밤 동은이가 옥상에 서 있는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가사와 멜로디가 나왔다. 



" 뭔가 나온 것 같은데...."

다음날 치과진료시간이 끝나고 logic을 실행시켜 미리 녹음해 둔 기타 소리에 맞혀서 노래를 불러본다. 역시 살짝씩 안 맞는 부분이 있네. 음높이를 조정해서 여러 번 불러보고 녹음을 해보았다. 수요일 저녁에 원욱이가 와서 보더니 


https://youtu.be/T9CKymLC10I

F-Am-C-G로 만든 글로리

"어!! 또 뭔가 녹음해 놓은 거예요. 좋은데요." 코드는 딱히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요렇게 넣고, 여기는 반복하고 하면 될 것 같은데요.  또 두 시간 만에 노래 스케치가 끝났다. 


"오~~~~ 내가 머릿속으로 만든 노래보다 더 좋게 나왔어. 역시 프로.."


그렇게 매주 노래가 만들어졌다. 





이전 09화 9. 작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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