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노래를 몇 번을 불러야 되나?
하루종일 노래를 생각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영감은 갑작스럽게 소리도 없이 찾아온다.
TV를 보다가 아니면 퇴근길에, 멍 때리다가 갑자기 그렇게 생각이 난다. 적어두고, 잊어버릴까 봐 휴대폰의 음성녹음을 켜고 녹음을 하고 하다 보면 계속 쌓인다. 그런 작은 작업물들이 모여 모여, 하나의 노래가 된다.
매일 가사를 적고 멜로디를 만들고 녹음을 했다. 어떤 날은 한곡전체가 15분 만에 완성되기도 한다.
예전 가수 신승훈 씨가 "보이지 않은 사랑"인지 "미소 속에 비친 그대"인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그 한곡을 5분 만에 만들었다는 소리를 믿지 않았었는데, 진실인 것 같다.
4개월 동안 총 6개 이상의 노래를 만들고 원욱이(작가)는 녹음을 위한 MR 작업을 했다. 정식 음원 출시를 위해 스케치한 음악을 갈아엎고, 새로 만든다.
드럼과 피아노는 가상악기를 이용하지만, 좀 더 리얼한 느낌을 주기 위해 가상악기 중에서 이름 있는 것을 쓰고 여러 효과를 준다. 기타와 베이스 같은 경우에는, 가상악기로는 한계가 있어 실제 연주를 해서 녹음을 하고 녹음을 한 악기소리에 후 작업을 한다.
보컬 녹음은 이 모든 것이 완료된 후에야 들어간다. 노래를 만들고 나서도 정식녹음을 하기 위해서 시간이 지체될 밖에 없는 이유이다. 스케치했던 음원을 여러 번 듣고 연습을 한 후에 녹음을 하더라도 실제 녹음은 한 번에 끝나는 경우가 없다. 대가들처럼 한방에 완곡을 불러 녹음을 하고 싶지만,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원래 계획은 녹음실을 매주 한 여섯 시간씩 빌려 한곡씩 녹음을 할까 했는데, 원욱이 왈
"형 앞으로도 계속 녹음하고 음원 작업할 건데 시간 맞추기도 힘들고 하니까 방음부스 같은 것 하나 사서 거기서 녹음하는 건 어때요?"
" 그게 음원 퀄리티가 나오겠어? 다들 녹음실 빌려서 녹음하는 이유가 있을 건데 그래도 녹음실 빌려서 하는 게 낮지 않을까?"
" 형, 나를 믿어보세요."
결국에 당근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에 녹음부스를 구해서 조립하고 매주 한 곡씩 음원을 위한 정식 녹음을 했다. 노래를 부를 때 발성이나 호흡 여러 가지로 부족하기 때문에 노래를 잘 부른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만든 노래의 감성을 오롯이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다. 또한 부족한 부분은 그때 그때 원욱(작자)이가 디렉팅을 해주기 때문에 문제없이 잘 진행되었던 것 같다. 같은 노래를 구절구절 끊어서 반복해서 불러야 돼서 진이 빠지지만, 원욱이 말로는
"가녹음을 해서 계속 듣고 연습을 해서 그런지 고칠 것이 거의 없는데요." 한다.
짜식,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원장님, 녹음 계속하고 듣고 고치고 하면, 노래가 어느새 늘 거예요. 그리고 노래실력은 지금도 그렇게 손색이 없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이렇게 말을 해도 실용음악 학원에서 주 1회씩 2달 레슨 받은 것이 전부인 내 실력에 의구심을 스스로 느껴서 가창에 대한 걱정이 항상 있긴 했었다.
매주 한곡씩 6주에 걸쳐 녹음을 했는데, 6주 차 때에는 노래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때 녹음했던 6곡 중 현재 4곡이 발매되었고, 다음 달 1일에 나머지 두곡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