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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장 Dec 04. 2023

6. 새로운 시작

직장인밴드 창설

아내와 아이들은 처제의 집에서 나는 세종에 있는 형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약 한 달간 아무 일도 안 하면서 짬짬이 운동을 하고, 기타 연습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니 조금 미뤄두고 락스미스라는 기타 게임을 하면서 지냈다. 연습은 싫어하면서, 어떻게든 잘 치고 싶은 마음은 컸던 거다. 

락스미스 2014

뉴질랜드의 이주계획은 완전히 무효가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승으로 국가봉쇄에 들어가고 나뿐만의 아니라 전 세계가 암흑기에 들어선 것 같았다. 한국에서 다시 살 생각을 해야만 했다. 


대전에 페이닥터 일자리를 알아보고 일을 하기로 했다. 대전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했고 장기적으로는 가족들과 함께 세종시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생활이 안정이 되니 음악을 하고 싶었다. 세종에 큰 직장인밴드 연합이 있어서 밴드장에에게 연락을 하고 멤버를 모집을 했다.


  "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할 베이스, 보컬, 드럼, 키보드 멤버를 구합니다."


라는 문구로 멤버를 모집했고, 일주일 만에 보컬, 드럼, 키보드 멤버가 구해졌고, 2주 있다가 베이스 멤버가 들어왔다. 


Coldplay의 In my place, snowpetrol의 Chasing cars, 잔나비의 November rain을 하기로 했다. 

기타가 나 혼자라서 좀 버거웠지만, 플레이가 어려운 곡들이 아니라서 그럭저럭 할 만했다. 합을 맞혀보면 볼수록 좋았다. 그러나 좋은 것도 잠시였다. 


신규치과와 마찬가지로 신규밴드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잦은 멤버의 교체가 이뤄지고, 처음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었다. 


보컬은 이직관계로 탈퇴를 했고, 새로운 보컬을 구해야 했다. 그리고 새로운 기타를 영입하고 연습할 곡을 다시 선별했다. 


cranberries의 Zombie, Radiohead의 Creep, 새소년의 난춘,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을 가지고 연습도 하고 공연을 했다. 


이 중에 Radiohead의 Creep은 21살 때 처음 알게 된 노래로 인생의 BGM이랄만큼 많이 들었고, 정말 좋아하는 곡이었다. 멍청하면 용감하다고 이걸 편곡을 해서 연습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기타 라인을 바꾸고 악기구성도 달리하면서 말이다. 



나중에 원욱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니, 


"형은 어차피 작곡을 했어야 해요. 좋아하고 갈망하는 가수나 밴드의 노래를 똑같이 연주하는데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거기에 만족을 못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창작을 해야 돼요. 형은 창작을 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공연 후 드럼과 베이스, 키보드 멤버가 차례대로 탈퇴했다. 무언가 맘에 들지 않아서인지, 정말로 직장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마음속에 있는 진짜 이유는 본인들만이 알 것이다.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오고 다시 선곡을 하고 합을 맞혀보고 하는 과정에서 내가 처음에 만들고자 하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때부터 기타가 아닌 기타 보컬에 로망이 생겼다. 

그러나 뭔가 하면 할수록 처음의 내 마음과는 다른 밴드가 되어버렸다. 드럼과 베이스가 탈퇴하고 다른 멤버들도 밴드를 접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새롭게 창설한 밴드는 그렇게 공중분해 되어버렸다. 


모든 안 좋은 모든 결과는 나의 실력 부족과 욕심이 원인이었다.


밴드생활을 하면서, 나는 월급쟁이 의사 생활을 그만두고, 세종시에 신규로 개원을 했고, 가족들과는 다시 합쳐서 살고 생활은 다시 안정적으로 변했다. 


음악적으로는 계속 갈증을 느끼면서,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싶어 하는 걸까"라는 화두를 가지고 고민을 했다. 남의 음악이 아닌 내 음악을 해야겠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작사, 작곡을 해서 내 음악을 내 마음껏 하면 불만이 없을 것 같았다. 


학원을 알아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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