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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따라 나도 가면서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 따라

BGM 노래를 한곡 켜자. 안치환의 '물따라 나도 가면서'.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이른 아침 안개낀 낙동강은 평화롭다. 거대한 강물,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어머니 같은 강물을 따라 가면서 우리 삶의 터전, 생명의 젖줄에 대해 생각한다.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자연은 강을 통해서 풍성해진다. 생명을 태어나게하고 생명을 키우고 생명을 끝까지 지키는 어머니 강, 그 강이 나와 같이 흐른다.


아침 7시 10분 남지읍에서 출발해서 7시 40분 창녕함안보에 도착했다. 길고 지루한 길을 따라 계속 가니 11시에 양산 물문화관에 다다랐다. 한숨 돌리고 남은 힘을 다해 낙동강 하구둑으로 가는데 내려쬐는 햇살에 내 다리가 점점 붉게 변한다. 지친 몸으로 오후 1시에 낙동강 하구둑에 도착해 마지막 인증 도장을 찍는다. 경산 하양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247킬로미터를 완주했다.



몸은 간사하다. 어제는 153킬로미터를 타면서 남은 33킬로미터에서 죽는 소리를 내더니 오늘은 100킬로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타는데 남은 10킬로미터에서 또 그런다. 만약 어제 긴 거리를 타지 않았더라면 오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항상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힘들어 지는 몸, 끝까지 잊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낸다. 그래도 이만큼 올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야훼이레', 곧 '주님의 산에서 마련된다'는 뜻이다. 오늘 독서에서 사랑하는 하나뿐인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했을 때 아브라함은 주저 없이 그 말씀을 따른다. 하느님께서는 그 모습을 보시고 다시 한번 아브라함의 믿음을 인정하고 축복하신다.


장마가 하루 더 늦어졌다. 이제 금요일 밤 배로 제주도로 향한다. 야훼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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