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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숲 되자

한라수목원을 걸으며

육지에 있을 때 자주 '작은 숲(Little Forest)'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 위로가 되는 쉼터, 힘을 얻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숲'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었다.


제주도에 오니 '큰 숲'이 있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숲이다. 물 공기 바람 자연이 사람과 어우러져 하나의 더불어 숲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고개를 들어 어디를 쳐다봐도 자연 속에 있음을, 어머니 한라산이 함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좀 더 여유있고 부드럽고 생기있다. (술을 먹어도 덜 취한다.)

 



오늘 오후에 한라수목원을 걸었다. 그리고 어느 숲에서 이름없는 사람으로 쉬었다. 사람들의 발소리 숨소리마저 차분하다. 숲을 걸으면서 마음을 바루고 쉼을 얻는다. 그저 나무 곁, 숲 안에만 있어도 치유가 된다.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는 그늘이 있고, 바람으로 시원하게 해 주고, 공기로 몸 속까지 어루만져 준다.


작은 숲에서 큰 숲으로 오니 치유의 은혜가 느껴진다. 좋은 물을 마시고 맑은 공기를 숨쉬는 것만이 아니라 그저 있음으로 해서 좋다. 참 자연스럽다.


나무는 생명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쉼을 얻는다


신영복 선생의 글이 떠오른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우리가 지켜야 할 것, 우리가 아껴야 할 모든 것은 우리 각자 하나의 나무로서가 아니라 마주보는 나무로서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킬 때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함께 더불어 숲에서 힘을 얻고 같이 지키자.


한라수목원을 나오는 길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생각나 오랜만에 ‘설레임’을 집었다. 그랬더니 매점 아주머니가 말하길, “서비스 기간이예요. 하나 더 가져가세요.”


설레임 역시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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