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눈치 보는 관계

고양이가 사람눈치를 본다고?

by omoiyaru

우리 집 아기 고양이는 조금씩 건강을 되찾아가고 있다.

처음에 집에 왔을 때만 해도 점프는 뛸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바닥을 기어 다니기만 했는데 이제는 깡충깡충 뛰기도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열심히 물어뜯고 놀기도 한다.


그런데 집안에서 우리 둘이 있는 모습을 보면 웃긴 것이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눈치를 보고 있다.

고양이는 내 눈치를 보고 나는 고양이의 눈치를 본다.


고양이도 열심히 뛰어놀긴 하지만, 시끄러운 소리가 날 정도로 뛰어다니지 않고 적당히 자신의 영역 안에서만 뛰어논다. 나 또한 평소보다 TV와 음악소리의 볼륨을 낮추고 생활한다. 동물과 인간이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최대한으로 배려하는 사는 모습이 정말 놀랍고 인상적이다.


고양이를 위해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장난감과 숨숨집 그리고 영역을 구분 지을 수 있는 울타리 등을 설치해 주었고, 고양이도 그러한 나의 노력에 반응을 해주는 것처럼 공간 내에서 열심히 냄새를 맡고 다니며 활동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게다가 밥도 잘 먹는데, 웃긴 것이 밥을 준비해 주고 나가면 그때는 안 먹다가 내가 집에 오고 나면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밥을 먹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직은 세상에 홀로 떨어졌을 때의 공포심과 두려움이 남아 있어 누군가 곁에 있는 존재가 없다고 느끼면 아무것도 못하고 숨죽이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이 부분도 조금씩 개선이 되어가고 있다. 잠을 잘 때에도 거의 움직임이 없고 밥을 안 먹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리고 밥도 반정도나 먹었어서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른다.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밥을 먹이고 내가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이런 감정을 느끼셨을까 싶다.


그런데 아직도 걱정이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아기 고양이의 복부가 팽창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처음 봤을 때부터 복부가 딱딱하게 잡히는 것 같아서 걱정되어 병원에 갔을 때 수의사 선생님께 이야기를 했는데 크게 문제 되는 게 없어 보인다는 답변을 받았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만질 때마다 유독 배가 부들부들한 것이 아니라 딱딱하게 잡히는 게 있어서 뭔가 불안하다.


너무 말라서 갈비뼈가 잡히는 건가 싶기도 한데, 이 문제 때문에 한 번 더 동물병원에 방문해서 검진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예방접종도 진행하려고 한다. 처음 데려온 날부터 한 공간게 적응할 새도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씻김을 당하면서 불안했던 아이인데 계속해서 불안한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지만, 이 과정을 또 안 하고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잘 달래가면서 진행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우리 고양이는 어찌나 성격이 좋은지, 냥빨을 당해도, 병원을 데려가고 약을 발라도 그저 울기만 할 뿐 할퀴거나 나에게 상해를 입히지를 않는다. 야생 고양이라면 응당할만한 처사인데 아직은 아기라서 그런 걸까? 그래도 장난감을 물어뜯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깨물 수 있는 능력치는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만큼은 많은 걸 인내해 주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


가끔씩 눈을 마주치면 끔뻑 끔뻑 눈인사를 해주기도 하는데, 아이를 챙기느라 직장을 다니느라 고단한 삶에 지쳤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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