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았던 이틀을 지나 안정기를 향해가는 중
아기 고양이 뀨꾸는 동물병원에 가니 태어난 지 2개월은 되었다고 하는데 체중이 500g도 안 나가서 보통의 1개월 차인 애들보다도 작은 몸사이즈였다. 그래서 그동안 영양실조로 인해 항상 무기력하고 힘이 없이 쳐진 모습이었고, 밥을 먹는 양도 적었다.
그런 뀨꾸를 데려온 후 2일 동안은 밤낮없이 우는 고양이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어 힘이 들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아 씻기는 것과 약을 발라줘야 하는 등 챙겨줘야 하는 부분도 많았고, 아직 아기다 보니까 더욱 돌봄을 필요로 했다. 게다가 나는 고양이를 키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에 고양이 용품들을 구입하고 설치하고 왔다 갔다 하느라 에너지 소모도 많이 되었다.
그럼에도 아기 고양이의 몸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기 고양이를 케어하면서 처음으로 아기 고양이를 만난 곳에 몇 번 더 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려주면서 엄마 고양이가 있던 것은 아닐지 체크해 보았는데 고양이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평상적으로 여러 마리의 새끼를 품는데 아기 고양이 한 마리만 돌아다닌 점이 이상하긴 했고, 아기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고 두려워하는 걸로 봐서는 아예 사람 손에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성을 갖고 있던 고양이 무리에 속해 잇었던 것 같은데 유독 이 한 마리만 사람들과 차가 많이 다니는 곳에 떨어져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리에서 떨어져 무리의 서식지가 아닌 외딴곳으로 홀로 와버린 것으로 보였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을 타버렸으니, 조금씩 아기 고양이가 경계심만 풀어준다면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장난감에도 반응하지 않는 야생 길고양이를 보자 과연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챙겨주고 보듬어주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2일간의 혹독한 시간을 지나, 3일 차에는 나의 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때부터는 내가 밥을 주는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인지가 생긴 것 같았다. 처음에는 손을 가까이 다가가면 하악질을 했으나 3일 차부터는 눈치만 볼 뿐 하악질은 없이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그리고 숨숨집을 재정비하여 공간을 확보해 준 4일 차부터는 서서히 장난감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혼자서도 잘 놀면서 깡충깡충 뛰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