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아기 고양이를 잃어버리다.

너의 이름은 '뀨꾸'란다.

by omoiyaru

지난 이야기에 이어 아기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온 다음 날 심장이 내려앉아 버렸던 일화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있던 체력 없던 체력을 다 써서 정말 10년은 늙어버린 것 같았는데, 지금 방에 잘 적응을 하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는 나도 여유가 생겨서 이제 웃으면서 에피소드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날은 아기 길고양이가 우리 집에 온 지 이틀차가 된 날이었다. 전날에 힘이 없어 이동장 안에만 콕 박혀있던 아이 앞에 물과 사료를 놓고 일이 있어 4시간 정도 외출을 하고 왔다.


그. 런. 데.

걱정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동장 안을 보았는데 그곳은 비어있었다..

집에 있던 고양이가 형체도 안 남기고 사라지고 없어져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패닉상태가 되어 구멍으로 보이는 구멍은 다 찾아보고 소파밑 가구밑 모두 뒤졌지만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때 정말 멘붕이었다. 어디로 숨었는지 알 수가 없어 너무 힘들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닫혀있던 가구와 수납장도 다 열어서 뒤지며 1시간가량을 찾았는데 흔적도 나오지 않자, 혹시나 세탁기나 건조기 밑 좁은 틈새로 기어들어가 잘못된 건 아닌지 하는 두려움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후회감이 밀려들어왔다. 길에 있던 아이를 괜히 데려와서 두렵게 만들어서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몰고 간 건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 밀려왔다. 내가 집사가 될 자격도 없으면서 욕심을 부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정말 자식이 생기면 죄인이 된다는 부모의 마음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기 고양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려 하면서 어딘가에 잘 숨어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다. 이때부터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없애고 차분히 앉아서 최대한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 움직임이나 동태를 파악하려고 했다.


이윽고 희미한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최대한 조용하게 들리는 방향으로 몸을 옮겼다.

그건 초보집사에게는 예상하기 너무나 어려웠던 화장실 안이었다.


화장실 안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잠깐 나다가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바로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화장실 꼭대기를 뒤지고 서랍장을 다 뒤졌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기 고양이는 아직 회복이 다 되지 않아 뛰지 못하고 거의 기어가듯이 걷는 것만 가능한 상태였다. 위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했을 거라 생각했으나, 도통 숨어있는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변기통 위 뚜껑을 열고 닫고 주변을 다 뒤졌지만 보이지 않아 다시금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밖에서 소리를 내지 않고 아기 고양이가 울기를 기다렸다.


20분 정도가 흘렀을까, 다시 미미한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확실히 소리가 울리는 곳은 화장실이었다.

그렇게 몸을 눕히고 여기저기를 찾아보던 나는 난생처음으로 변기통 뒤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려움과 겁에 질린 아기 고양이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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