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인연이 닿다!

아기 고양이 뀨꾸를 데려오다.

by omoiyaru

지난 글에서 남겼던 아기 길고양이 뀨꾸를 데려오게 되었다.


아기 고양이 뀨꾸를 만난 날은 여느 때와 같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던 날이었다.

최근에 고양이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에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가끔씩 눈에 띄는 길고양이들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는데, 이날은 유독 길고양이들이 연속적으로 눈에 띄었던 날이었다.


퇴근하는 길거리에서도 고등어 한 마리를 만났고, 집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던 치즈도 한 마리를 만났다.

다들 어느 정도 몸집이 있었기에 길에서의 생활에 적응한 듯 보였고 사람들이 다니거나 차가 다녀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고등어는 차가 지나는 도로의 신호를 건너가기까지 했음...)


그렇게 두 마리의 스치는 인연을 뒤로하고, 퇴근을 한 뒤 나는 산책을 하러 나갔다.

평상시 내가 도는 산책코스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차들도 많이 다니는 밝고 환한 길이다.

이런 곳에서 고양이를 만난다는 건 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 아기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아기 고양이를 만난 건 주차장과 건물의 사이에 위치한 화단에서였다. 화단과 건물 사이에는 패인 공간이 있었고 아기 고양이는 그 속에 숨어서 울고 있었다. 우는 소리가 어찌나 애처롭고 우렁찼던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삐약삐약 소리에 아기 고양이를 찾으려고 다들 가는 길을 멈추곤 했었다.


나는 그 소리에 가장 먼저 반응을 했고, 나 다음에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반응을 하여 아이를 찾으려 했지만, 아이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상태였기에 결국 다들 지켜만 보다가 먹을 걸 주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날 같이 자리를 지켰던 가족분들은 길고양이을 입양 해서 키우고 있는 상태셨는데 아기 고양이를 보고 처음 키우는 고양이를 데려왔던 기억이 나서 그냥 갈 수가 없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 며칠간 가서 먹을 걸 주겠다고 하셨다. 입양의지는 없으셨으나, 상황이 정 급박하면 아마도 데려갈 생각까지 있으셨던 것 같다. 나는 입양의 의지는 있었으나 아기 고양이가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일단은 가끔씩 와서 보겠다고 했다.


다음날 다시 찾은 화단 안에서 아기 고양이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어미를 찾아 떠난 것 같았다.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로 봐서는 어디론가 이동을 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가 도움을 주어 같이 찾아봐 주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미련이 남았다.


진짜 어미를 찾은 거이거나 다른 밥을 주던 가족에게 입양이 된 거라서 차라리 내 눈에 안 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 길을 거쳐 산책을 나갈 때면 처음 만났을 때의 울음소리를 틀어서 고양이의 반응을 살펴봤다.


처음 3바퀴를 돌면서는 반응이 없길래, 어디론가 떠났구나 하는 마음의 확신이 들었다.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들고, 무사히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화단을 들렀을 때 저 멀리 보여서는 안 될 그림자가 보였다.


아기 고양이는 숲을 떠나 자동차 바퀴 아래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다.

영양실조로 걷는 것도 쉽지 않던 아기 고양이는 역시나 멀리 가지 못했고 근처의 차량 밑에 숨어서 더위와 시끄러운 차량과 사람들의 소리를 피하고 있었던 것 같다.

차라리 숲 쪽에 위치하고 있었으면 며칠 더 지켜봐야겠다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자동차 바퀴 밑에 숨어있는 아기 고양이를 보니 사고를 당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왔다.


게다가 고양이가 있던 곳은 공영주차장으로 이용되는 차량 입출구의 바로 앞쪽이라 차량이동이 정말 많은 곳이었다.. 상태도 며칠 전보다 훨씬 악화되어 있었고, 다리 쪽에는 상처로 살이 파여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여기서 혼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찰나에 또 다른 고양이를 키우는 부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대로 두면 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데려가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양이를 캐리어로 옮기게 되었다.


처음에 만났을 때의 아기 고양이는 사람을 피해 다닐 힘이라도 있었는데, 땡볕에 아스팔트 위에서 무더위를 견디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며칠을 있었는지 잡힐 때에는 저항 없이 순하게 잡혀주었다.

삐약삐약 우는 소리는 있지만, 그 소리도 점차 힘이 약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집으로 이동한 첫날.

두려움에 떠는 아이를 잠재우고 밥을 먹이기에 앞서 차량 밑을 돌아다니며 자동차 안에도 들어가고 나오고 했는지 기름때가 잔뜩 묻어 까맣게 변해버린 피부를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듯한 물에 씻기면서 피부에 염증으로 인해 털이 벗겨져 있는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몸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손으로 잡았을 때 갈비뼈가 잡힐 정도로 마른 몸상태였고, 많이 지치고 두려움에 몸을 부르르 떨며 하염없이 울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씻기고 털을 말리고 난 뒤에 집에 가지고 있던 코튼사료와 물을 주고 하루를 보냈는데 목이 말랐는지 허겁지겁 물을 마시고 사료를 조금 먹고 어두운 곳을 찾아 숨으려고 하기만 했다.

중간중간 하악질도 했었는데 두려움에 어쩔 수 없는 행위였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 토요일 오전 진료를 받으러 동물병원을 찾았는데 몸이 많이 마르고 피부병이 있는 것 외에는 괜찮아 보인다고 하여 귀치료와 심상사상충 약을 바르고 데리고 나왔다. 다음 주부터는 기본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고, 기름때가 한 번의 목욕으로 제대로 씻기지 않아서 거뭇거뭇한 게 남아있어 걱정되었는데 그건 차츰 나아질 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집으로 와서 원래 있던 이동장 안에 두고 밖에 나갔다 왔는데 그 사이 큰 사달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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