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양이에게 꽂혀 있는 나는 다양한 고양이 유튜버들의 영상들을 보면서 힐링을 제대로 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느끼는 건 난 언제쯤 간택이라는 것을 받을 수 있을까? 였다. 여러 영상 속에서 길냥이들에게 간택을 받는 집사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기 때문인데, 내가 보아도 길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길냥이들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연이 닿아 간택을 받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보니, 내가 평소 다니는 길들은 딱히 고양이들이 선호할 만한 곳이 아니고 (너무 밝고 환하며 확 트인 공간) 자동차 이용도가 높아질수록 길냥이와 만날 수 있는 접점 또한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인연이 그러하듯, 동물과의 인연 또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언젠가 때가 된다면 나를 간택해 주는 고양이도 만날 수 있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러던 어제저녁밤.
드디어! 나에게도 간택의 기회라는 것이 찾아오는 건가? 싶은 사건이 발생했다.
밤길을 산책하던 내 눈앞에 삐약삐약 울고 있는 아기 고양이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완벽한 간택의 찬스다! 하는 마음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 이동장을 담아 차를 끌고 그 장소로 복귀했다. 이 당시에 내 머릿속에는 어미를 잃은 불쌍한 아기 고양이를 어서 빨리 안전한 장소로 데려가야겠다!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느 유튜버들과 같이 고양이가 나를 간택해 줄 거라는 헛된 기대와 망상(?)도 존재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나의 욕심이자 기대였다.
어미를 잃고 당황한 아기 고양이는 그저 세상이 두렵고 무섭기만 했을 것이다. 그래서 경계심을 풀 수 없었고 어미를 찾아 그저 숨어서 우는 것밖에 할 수가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구석으로 자꾸 몸을 숨기는 녀석을 보니, 아이를 데려가려는 건 그저 내 욕심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점차 명확해져 갔다.
인간에게도 그렇고 동물에게도 그렇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생명에게 굳이 나서서 도움을 주려는 행위는 나만의 이기적인 마음이자, 오지랖이라고 생각한다. 아기 고양이 또한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아직은 엄마를 찾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 보였다. 그래서 1시간가량 지켜보며 아기 고양이가 나오도록 유도하던 행위를 멈추고 먹을 것만 챙겨주고 돌아왔다.
다음 날 다시 한번 가볼 생각이지만, 아마도 아기 고양이는 어미를 찾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을 거라 추측한다. 어미를 잃은 아기 고양이는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잃은 채 그저 어서 빨리 엄마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해 보였다. 사람들은 그런 아기 고양이에게 그저 방해물에 불과했겠지.
주먹만 한 크기의 아기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를 꼭 찾았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더운 날씨에 어디서 배를 곪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인연이 된다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나에게 아기 고양이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 안아줄 것이다.
나의 첫아기 고양이야. 건강하게 잘 지내길 기도할게.
혹시나 어미를 찾기 어렵다 판단된다면 어제 장소로 다시 돌아와 주길 바라.
그렇게 다시 만난 다면 부족하겠지만, 내가 너의 어미가 되어 널 지켜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