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편안하다면...

by omoiyaru

아기 고양이를 데려오고 나서 생활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새벽 6시 반이 되면 어김없이 울리는 고양이 알람.

밥을 달라고 아침부터 울어댄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든 나였는데 이상하게도

고양이의 울음소리에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게 된다.


나를 찾는 목소리에 반응을 한다는 것.

그것의 차이일까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휴대폰 알람소리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덕분에 나의 아침시간은 분주해졌다.

일어나자마자 고양이의 밥을 챙기고 화장실 정리를 해준다.

그리고 푹 자고 일어나 활동성이 올라온 아이와 함께 놀아주다 보면 30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주말에도 방에 계속 있게 되었다.

고양이를 위해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짐들을 정리했다.

덕분에 그동안 쌓아놨던 여러 짐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고양이는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존재이다.

그것도 아주 빠르고 부지런하게 말이다.


그런 아기 고양이에게 바라는 점은 단 한 가지였다.

아프지 말고 잘 성장해 주는 것.


그래서 난 이 아기 고양이가 자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하루가 다르게 편안해지는 자세를 보면서 내가 잘 키우고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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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기고양이를 만난 날 겉으로 보이게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던 아이였는데,

씻길 때 보니 발 뒤쪽에 털이 다 벗겨진 상태였었다.

당시에 겉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아이가 왜 무리에서 떨어졌는지 의심스러웠는데,

피부가 벗겨진 발상태를 보고 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아보고 나니까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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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가 현재 앓고 있는 병명은 '링웜'으로 불리는 곰팡이성 피부염으로 보이는데

이 곰팡이가 얼마나 독한지 사람에게도 옮고 빠른 시간 안에 잘 낫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무리생활을 하는 고양이에게 피부병을 앓는 아기 고양이는 어쩌면...

버릴 수밖에 없는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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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는 영문도 모른 채 무리에서 소외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화단에서 밤새 어미를 찾아 울었나 보다.

왜 자기만 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기에 세상이 더 무서웠을 것이다.

그리고 믿었을 것이다. 반드시 어미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우리 집 고양이는 바깥 생활에서의 고단함은 이제 많이 잃어버려 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공간에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며, 폭풍 성장 중에 있다.

덕분에 발 부분에 있는 피부병도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그렇기 위해 더 잘 먹이고 약도 잘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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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두려운 것이 더 많았던 겁쟁이 아기 고양이는 이제 장난감도 잘 가지고 놀고 높은 곳에서도 잘 뛰어다니는 말썽꾸러기가 되었다.


내 몸은 피곤해지지만, 그래도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존재가 있다는 것에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요즘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하나의 생명을 건강하게 잘 키워내는 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하루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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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크는 덕분에 털에 윤기가 생기고 얼굴도 점차 뽀샤시해지고 있는 우리 아기 고양이. 미모가 폭발하는 아기 고양이의 모습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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