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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18. 2022

나를 돌보다.

혼산과 군것질(2022.9.18. 일)




새로 개척한 등산로

오랜만에 혼자 산에 다녀왔습니다. 뭐가 그리도 바쁜지 좋아하는 산에 가는 것도 마음먹고 가야 하네요. 제가 즐겨가는 산은 ‘심학산’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집 근처에 있는 새로운 산에 다녀왔습니다.


심학산은 차를 타고 30분은 가야 하는데, 장롱 면허증을 소지한 저는 요셉의 도움을 받거나 택시를 타고 가야 해서 오늘은 큰 마음먹고 집 근처에 있는 새로운 산을 개척하기로 했습니다. 심학산은 오고 가고 등산까지 다하면 총 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집 근처에 있는 산은 오고 가고 등산까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등산코스도 등산 같지 않는 산책로 수준이라 산 정상을 정복(?)하는 맛이 느껴지지 않아 제 입장에서는 살짝 아쉽네요. 하지만 접근성을 따지자면 집 근처 산도 ‘이만하면 괜찮다’ 싶습니다.





누가 나를 챙기나?

산에 다녀오니 요셉과 아네스가 마트에 다녀왔는지 과자가 김치냉장고 위에 놓여 있습니다. 슬쩍 쳐다보니 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나도 젤리 먹고 싶었는데..’ 속으로 혼잣말을 하는데 은근 서운하네요?!

‘아네스, 다음에 과자 살 때 엄마가 좋아하는 젤리도 사와’


하고 한마디 건넵니다. 그리고 벗어놓은 외투를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집을 나섭니다. 엘리베이터에서 17층에 사는 이웃을 만났습니다.


‘운동 가시나 봐요?’
‘아뇨. 운동은 다녀왔고, 마트 좀 가려고요.’


그리고 맑은 하늘을 벗 삼아 편의점으로 들어섭니다. 내가 좋아하는 젤리 매대 앞에서 신중하게 맛난 젤리 3개를 고르고, 글을 쓰면서 마실 탄산수도 1+1으로 구입하고, 내가 좋아하는 콘 스낵 과자를 2 봉지나 사고, 마지막으로 도 하나 샀습니다.




나, 내가 돌보다.

제 물건을 사러 편의점에 들를 때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하나는 꼭 사고 나옵니다. 그리고 무심한 듯 식탁 위에 올려놔요.


사소한 것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과자 하나 사 오지 않은 식구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는 하네요. 하지만 그 마음 틈 사이로 학회 선생님이 했던 말이 '훅'치고 들어옵니다.


‘나를 돌보세요. 나를 돌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찾아내서 나를 돌보세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돌봐달라고 바라지 말고 나를 스스로 돌봐주세요.’


그래서 저 오늘 과자 ‘왕창’ 사 왔습니다. 하하하, 저 혼자 다 먹을 겁니다.~~~



진정으로 즐기는 혼자만의 시간

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거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혼자만의 시간도 참 좋습니다. 아마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부터 인 것 같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쏟아내니 심심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덩달아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고 독서가 더 깊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심심해서 책을 읽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면 지금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아마, 혼자 하는 시간을 통해 나를 돌보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뒹굴뒹굴 책도 읽고 책 읽기가 싫어지면 웹툰, 웹소설도 보고,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가끔 내가 읽은 책들을 통해 PPT 자료도 만들면서 공부정리도 해보고, 하루가 빛의 속도로 지나갑니다.


‘돌보다’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살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나’뿐인 것 같습니다. 나는 나를 어떻게 돌봐주길 바라는지 계속 나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돌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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