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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Nov 12. 2022

놓지 못하는 기억의 행복

행복 중독(2022.10.20. 목)


    



내 기억 속 행복

얼마 전 요셉과 사소한 오해로 한동안 대화를 하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다. 결혼 생활 동안 대화를 하지 않은 기간이 이토록 길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각자의 생활로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서로의 아픔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화해를 하고 난 뒤 나는 너무 내 일에 몰두되어 요셉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예전에 「5가지 사랑의 언어」 책에서 우리 부부의 사랑의 언어를 알아보는 검사에서 요셉은 함께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저는 바쁘고, 요셉은 항상 저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나는 괜찮다고 말하니 요셉이 정말 괜찮을 줄 알았나 봅니다. 그래서 요셉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을 빼고 둘만 저녁 산책을 하기도 하고, 외식도 하고, 아이들이 잠들고 난 뒤 TV를 보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요셉과 나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그게 참 ‘기부니가 좋았습니다.’


‘오래도록 이 행복을 놓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 뭣이 중헌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이런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살았나 싶었습니다.




기억 속 행복을 찾아

그런데 말입니다. 주말에 요셉의 표정이 좋지 않아요. 저는 계속 눈치를 살펴요. 타인의 얼굴 표정과 기분을 살피는 것은 저의 오래된 습관입니다. 어릴 적 경험으로 인해 형성된 것인데 어떤 때에는 강점으로 어떤 때에는 이렇게 약점으로 발휘됩니다.



우리 한동안 좋았는데 요셉이 뭐 안 좋은 일이 있나?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평상시 막 싸우고 그러지 않아요. 하하하) 생각하게 되었죠? ‘어디 안 좋아?’라고 물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지요.


그 이유는 요셉이 감기로 약을 먹어 ‘헤롱헤롱’ 했던 겁니다.





행복 중독

그 순간, ‘아.. 내가 기억 속 행복을 놓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그날 그 순간 서로 마주 보며 웃었던 얼굴, 적당히 기분 좋은 감정, 적당히 오고 가는 소통, 그 순간 느꼈던 그 행복을 다시 느끼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요.

저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완벽했던 하루, 완벽했던 계획, 완벽했던 행복, 완벽하게 좋았다고 착각하는, 행복의 경험을 놓지 못하고 계속 그 경험을 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느 시간의 행복한 순간에 머물러 있나요?



알아차림 : 지금-여기에서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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