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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Nov 09. 2022

과제 폭탄 같은 나날들...

생각정리 글(2022.11.2. 화~)


 



한동안 브런치 글을 올리지도 못하고, 다른 작가님 글들도 읽지 못할 정도로 조금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은 여기저기서 빵빵 터진 과제 폭탄 잔재들을 하나씩 정리하고자 함입니다.



과제 1. 아가다는 진로 고민 중 : 대학원

앞선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상고를 나와 일찍 사회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20대 후반에 전문대를 졸업하고 30대 초반에 사이버로 학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19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학력 차이로 인한 불공평으로 대학 진학을 꿈꿨지만, 개인 사정으로 바로 진학할 수는 없었습니다.


https://brunch.co.kr/@islefree/83



그래서일까요? 결혼해서도 계속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슨 공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막연하게 공부하고 싶다. 즉 성장(지식) 욕구가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엄마가 되니 그 생각들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버렸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제 마음을 치유하고자 시작한 상담 공부, 하면 할수록 대학원 진학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일단, 좀 더 깊이 있는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담 업계에 종사하려면 기본 석사 이상의 학력을 요구합니다. 현실적으로 대학원 공부는 필수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일 년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곳에서 대학원을 가려면 2시간이나 달려가야 하고 학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제 기준에서 할 수 있는 국가자격(청소년상담사 3급 필기 합격) 증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도 했습니다.

 

11.9일 발표, 저 필기 합격했어요~~~!!! 오예~~


역시나 현실적인 부분에서 도도리 표처럼 돌아오는 고민, 대학원! 두둥! 그래서 고민을 끝내고 진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온라인 vs 오프라인으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사이버로 학사를 취득해서 열등감이 심한데, 석사도 온라인으로 하면 괜찮겠어?’     



요셉의 한마디로 그 고민도 끝나버렸습니다.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며 수학계획서라는 것을 처음 써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몇 군데 지원했습니다. 물론 합격을 할지 다음을 기약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학업계획서를 써보면서 내가 무엇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것에 의의를 두고자 합니다.




과제 2. 의미 치료 심리상담사 1급 수료

작년 6월 19일부터 시작한 로고 세러피 공부가 이제 수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정말 힘든 시기에 빅터 프랭클의 로고 세러피를 만나고 내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배움, 내가 배운 것을 어딘가에 기여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 욕구를 실현하려고 발버둥 칠수록 계속 무기력해집니다.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치기도 하고 막상 기여하려니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주춤합니다.


‘실천하지 않는 배움은 가치가 없다’     


제 삶 속에 배움이 녹아드는 것, 제 삶 속에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로지 나의 일상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배움을 실천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요.

지금 저에게는 욕심은 내려놓고 배움은 실천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제 3. 아픈 손가락, 아네스 이교정

부모마다 자식의 어느 한 부분이 애달프고 가슴 깊은 과제로 남겨진 일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아이들 ‘이’입니다.


아네스가 6살 때입니다. 앞니가 과잉치(앞니 과잉치)로 인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니다. 그래서 아네스가 7살 때 대학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했습니다. 그때 소리치고 발버둥 치면서 전신마취에서 깨어나는 아네스의 모습을 기억 속에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테레사가 매복 치아로 의심된다며 큰 병원에 가보라는 진단을 받고 ‘두근두근’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아야 했습니다. 40도 가까운 열이 나도 병원 가는 것을 무서워해 숨기는 녀석을 어찌 수술대에 올려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좀 더 지켜봐도 된다는 소견을 받고 우린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안심해도 된다는 소견을 듣는 중 눈물을 참느라 참 애썼습니다. ‘참 별난 엄마다’ 생각했겠지만, 아이들 ‘이’ 관련해서는 이 마음, 어쩔 수가 없네요.)


여하튼, 아네스는 앞니 과잉치로 인해 앞니 하나가 영화 「내니 맥피」에 나오는 마법사 유모처럼 튀어나오고 부정교합도 심해서 교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윗니부터 교정을 해야 하고 교정을 위해서는 ‘생니’를 2개나 빼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진출처:네이버


오복 중 하나는 ‘이’에 손대는 게 과연 아이를 위해 나은 결정인지, 생니를 두 개나 빼면서 오랜 시간 교정을 하는 동안 고생할 아네스를 생각하니 몇 날 몇 날 가슴이 답답하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11월 2일, 두 개의 이를 빼고 교정을 시작했습니다. 유치와는 달리 뽑힌 커다란 생니 두 개를 보니.. 참 심정이 복잡했습니다. 한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고생하는 아네스,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과제 4, 아버지의 기억이 사라져 간다.

몇몇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부모님은 많이 다투셨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 남매는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로 오랜 시간 아파했으며, 지금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가족이 서로 사랑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우리 가족은 서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그 상처가 곪고 곪아 터져 버린 시간, 우리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를 비난하고 나의 상처가 더 크다 울부짖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힘 있고 젊은 우리보다 늙고 힘없는 부모님이 먼저 지쳐나갔습니다. 어머니가 쓰러지는 것을 기점으로 부모님은 세월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이 다투실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를 용서하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부모님을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나보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어 열심히 살았을 부모님,


자식들의 원망에 자신의 삶 자체가 부정당하는 듯한 상실감과 고통,


부모로서 우리를 아프게 한 것은 이해할 수 없지만, 한 인간의 삶으로서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원망하고자 하니 원망뿐 다른 것이 보이지 않았는데 감사하려고 하니 감사한 것 말고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참으로 간사한 인간의 뇌이지 않습니까?   


‘아빠, 내가 많이 고마워. 알고 있지?!’

‘인자 좀 철이 들란갑네’

아버지가 기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남은 아버지의 삶의 기간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나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깊어집니다..




알아차림. 삶은 행복과 시련이 공존하는 것, 시련이 시련인 줄도 모르고 기쁘게 그 과제를 수행할 때가 있다. 바로 내가 행복할 때,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를 내가 잘 돌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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