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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r 28. 2024

이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_계단운동 4주 차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2024.03.05. 화)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Yes! yes!

4주 차에는 계단을 2번만 오르면 된다니! 이렇게 기쁠 수가!!(보여줄 수는 없지만 온몸으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음) 마음에서 기쁨의 세리머니가 절로 나옵니다.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훗, 4번도 올랐는데 이까짓 것 껌(?)이지' 널뛰는 이 마음을 그대로 두었다간 계단을 뛰어서 올라갈 태세입니다. 가뿐히 계단을 밟고 오르는 내 모습에서 2주 차의 내 모습이 보입니다. 그땐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것도 벅찼는데..,


지금(4주 ) 가뿐함은 1주, 2주, 3주 차를 걸어온 내 덕분임을 나는 압니다. 1, 2, 3주 차의 무거움을 인내할 수 있었던 건 4주 차에 기다리고 있을 가뿐함을 알았기 때문임도 압니다. 삶도 이와 같습니다. 힘들게 인내해야 하는 순간도 있는 반면 행복하게 웃는 날도 있다는 것. 우리는 인내하는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행복을 느낄 수 있고, 행복한 순간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 시련을 인내할 수 있습니다.


암묵기억은 몸에 각인된 기억입니다. 몸에 저장된 기억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아요. 실예로 어제 때 익힌 영단어는 몇 시간? 아니 몇 분만 지나도 잊어버리지만 8살 때 배운 자전거 타기, 수영, 배드민턴, 줄넘기 같이 몸으로 습득한 기억은 한번 배우고 오래도록 하지 않아도, 몸이 따라주는 한. 다시 하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어요. 이와 같이 몸에 새겨진 기억을 암묵기억이라고 합니다.


요 며칠 아침마다 개운하지 않은 컨디션으로 잠에서 깹니다. 지긋지긋한 편두통ㅋㅋ 만성적인 비염 있습니다. '밤에 숨쉬기 힘들었는데 뇌에 산소가 부족해서 머리가 아픈가?' 싶지만 그건 아니에요. T스러운 사람이라 감정에 무딥니다. 감정을 마음으로 느끼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요. 사실 몸이 감정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린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처음 명치를 통해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그다음엔 어깨, 그리고 미간.

아, 불안하거나 두려울 때 가슴밑, 명치가 답답해져요.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어깨근육이 뭉치고, 뒷목이 딱딱하게 굳어지는구나


감정의 주인인 '나'가 돌보지 못한 감정들이 제때 떠나지 못하고 명치, 어깨, 뒷목에 겹겹이 쌓여 암묵기억이 되었네요. 찌뿌둥할 만큼 몸을 쓰지 않은 날에도 온몸이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암묵 기억이 쌓여 만들어내는 무게예요. 순간순간 굳어진 몸을 알아차리고 호흡과 함께 몸을 풀어주며 겹겹이 쌓인 감정을 떠나보냈습니다.


자면서도 어찌나 온몸에 힘을 팍팍 주는지... 이러니 잘 자고 일어나도 몸이 찌뿌~둥 할 수밖에 없죠. 계단을 오르면 자연스럽게 깊은 호흡이 됩니다. 깊게 들어마시고 내시면서 긴장으로 바짝 굳은 몸을 풀어줍니다.


모두 각자의 삶에서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몸에 힘 팍팍 주고 계시죠? 어디 그뿐이에요? 겨울엔 추위를 견디느라 두꺼운 옷까지 짊어지고 사는 우리. 옷의 무게, 삶의 무게를 견디느라 도 모르게 몸에 힘 팍팍 주고 계시죠? 숨 한번 크게 들어쉬고 내쉬면서 어깨 뱅뱅~ 목뱅뱅~ 허리뱅뱅~! 우리 모두 뱅뱅~~ㅎㅎㅎ 어때요? 굳어진 근육이 좀 풀리셨나요? 우리 자주자주 뱅뱅~하면서 몸에 힘 좀 빼고 살아요. ㅎㅎㅎ 몸을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이완되면서 몸에 묶여있던 감정이 흐릅니다. 뱅뱅뱅~~ 돌고 돌아라!


운동할 때 최대의 적중의 적은 바로 공휴일!! 두둥! 참 운동하기 시르다. 공휴일은 왠지~~ 몸도 마음도 공휴일이어야 할 것 같아요. 하필 꽃샘추위라 더 운동하기가 싫어요. 그래도 다행이지 모예요. 두 번만 계단 오르면 된다 용. '얏호'  


걸으면 아이디어가 제일 잘 떠올라요. 독서모임에 대한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는데 잊어버릴까 봐 핸드폰에 후딱 기록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생각나지 않던 것도 몸을 움직이면 생각나는 걸 보니 몸이 움직이면 뇌도 움직이나 봅니다. 그래서 니체가 밖으로 나가라고 했나?ㅋㅋ


이번주는 내내 먹었어요. 하루하루 줄어드는 방학기간을 어떻게든 붙잡고 싶은 나와 아녜스와 테레사. 이번주는 방학 마지막주예요. 우리 셋은 요셉을 빼놓고 맛난 거 먹으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했습니다. 또 대학동창모임도 있었고, 아녜스 생일이 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맛난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합니다. 먹고 또 먹고 쉴 틈 없이 먹었어요. 적당히를 넘어서 배 터지게 먹다 보니 나중엔 불편하더라고요. 배부르니 졸리기도 하고요. 불편함을 비워내느라 몇 날을 고생했어요.


점점 내 몸이 좋아하는 걸 알아가요. 이젠 얼마큼  먹어야 적당하고 편안한지 알아요. 적당히를 넘어서면 어떤 불편함이 찾아오는지도 알아요. 사실 예전에도 이런 불편함을 알았지만 먹는 게 너무 좋아서 모른 척 눈감아버렸어요. 이젠 후자보다 전자를 더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가 산뜻하니 기부니가 좋네요.


사람은 적응에 동물이라고 했던가요?ㅎㅎ 일주일 동안 4번씩 매일 계단 오르고 다음 달 2번 계단 오를 땐 몸이 가볍고 거뜬하더니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2번도 힘들어지네요.ㅎㅎ 이런 와중에도 '2회 계단 오르기로 운동될까?' 분석하고 평가하는 아가다! 4주 차 계단 오르기 미션완료! 


다음 주에도 나답게 꾸역꾸역 또 만나요.






일주일 계단 오르기 운동기록
2024.2.28. 수요일 : 19층 x 2회
2024.2.29. 목요일 : 19층 x 2회
2024.3.01. 금요일 : 19층 x 2회
2024.3.02. 토요일 : 19층 x 2회
2024.3.03. 일요일 : 19층 x 2회
2024.3.04. 월요일 : 19층 x 2회
2024.3.05. 화요일 : 19층 x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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