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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04. 2024

이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_계단운동 5주 차

코호흡(2024.03.14. 목)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4주 차까지는 0-10점 척도검사로 하기 싫은 마음이 6~7점 사이였다고 하면 5주 차부터는 '하기 싫다. 하고 싶다' 보다 '계단운동하로 가자' 하고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네요. 계단운동이 이제 하루 루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지!!! 천천히. 조심스럽게. 나답게


요즘 제임스 네스터의 <호흡의 기술>을 읽고 있어요. 제가 운동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입니다. 비염은 집먼지나 꽃가루, 동물털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유발되기도 하지만 살이 찌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떨어져도 발생해요. 몸에 밸런스가 깨져서 인지 염증수치가 높아서 인지(한마디로 건강하지 않다는 거죠)는 알 수 없지만, 나날이 비염이 심해졌어요. 몸이 괜찮다 싶은 날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머지 5일은 눈물콧물 범벅에, 쉴 새 없이 재채기가 터져 나왔어요. '정말 살 수가 없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삶의 질이 훅 떨어졌죠.


비염이 너무 심해서 '정말 못 참겠다' 싶을 때만 이비인후과에 가요.(종합감기약을 먹으면서 웬만하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요. ㅎㅎㅎ) 의사 선생님이 매일매일 먹는 비염약도 있다면서, 비염이 심하면 한번 드셔보라고 권했지만 약에 내성이 생길까 봐 못 먹겠더라고요. (의사 선생님은 안전하다고 했음. 개인적인 견해임) 치료차원에서 5일 치 약을 처방받아 아침, 점심, 저녁 항히스타민제를 잔뜩 먹었어요. 더불어 매일 먹는 비염약(항히스타민제)을 한 달 치 처방받아 왔어요. 웬만하면 약복용은 피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삶이 너무 피폐해요.ㅜㅜ 비염약 이틀 먹었을 뿐인데 삶의 질이 달라지네요. <웃프다.> '약 한 알이면 쉽게 해결되는 걸 이제껏 미련을 떨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살 것 같더라요. 역시! 약발!!! 대단해요!!! 근데 너무 졸려요. 졸려도 너무너무너무 졸려서 멍해요. 하루종일ㅎㅎㅎ 정말 살 것 같지만, 비염약을 계속 먹는 건 불안해요. 


우연찮게 <호흡의 기술> 서평을 읽게 됐어요. 지푸라기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습니다. 읽을수록 '오, 이거 괜찮은데?'싶더라고요. 역시 즐겁게 책을 읽으려면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읽어야 하는구먼! 졸리지도 않고 웹툰도 마다하면서 책을 읽네요.ㅎㅎㅎ 저자는 호흡이 왜 중요한지 알기 위해 10년 동안 호흡에 대해 공부하고 10년 만에 <호흡의 기술>을 집필했다네요.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연구자료를 근거자료로 제시하고 호흡 관련분야 연구자들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무엇보다도 작가 자신이 호흡 연구 실험체가 되기도 해요.


일단 책 내용은 독서기록을 통해 나중에 따로 다루기로 하고요. 이 책에서 저자는 입호흡보다 코호흡이 건강을 위해 좋다고 말하는데 전 만성적인 비염으로 입호흡을 하거든요. 코는 막히고 살려면, 숨은 쉬어야 하니 입으로 라도 숨을 쉬어야죠! 안 그럼 죽어요! 비염수술하고 코가 회복될 때까지 일주일? 10일인가? 코를 막아 놓거든요. 그때 자면서 몇 번 생명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숨 막혀서요. 어쨌든 코로도 숨을 쉬겠지만 비율로 따지자만 입호흡 7:코호흡 3 정도 될 것 같아요. 책을 읽는 내내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코호흡을 하면 비염도 괜찮아질까?


그래 한번 해보자! 의식적으로 코호흡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호흡의 기술>을 5주 차 계단운동을 할 때 읽었거든요. 첫날 코호흡을 하면서 계단을 오를 땐 숨 막혀 '꼴까닥'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산소부족으로 머리도 아팠고요. 딱 9층이 고비였습니다. 9층까지는 어찌어찌 코호흡이 되는데 그 뒤부터는 입호흡... '코호흡 해야지' 하고 들숨 날숨 박자를 맞추려고 하면 할수록 호흡이 엉켜버리더라고요. 코호흡을 했을 때가 입호흡했을 때보다 땀이 더 많이 나요. 


여하튼 어떻게든 코로 호흡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5주 차 1일, 2일. 할수록 나아지기는커녕 너무 힘든 거예요. '격한 운동을 할 땐 코호흡만으로 숨 쉬는 건 도저히 안되나 보다'싶더라고요. 근데 3일 때 되던 날 코호흡만 하면서 1회 계단 오르기 성공! 그리고 5주 차 7일 때부터 코호흡하면서 3회 계단 오르기 성공!!! 이게 되네요? 와 정말 신기해요! (보너스로 좋은 건 코호흡을 하려고 신경 쓰다 보니 잡생각을 덜 하게 돼요. ㅎㅎㅎ) 먹을 때도 입을 다물고 코호흡을 하려고 노력하니까 저작활동(꼭꼭 씹음)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잘 때도 코호흡을 하기 위해 입막음 테이프를 붙였어요. 입막음 테이프를 붙이고 자면서부터 자다가 화장실 가려고 깨지 않아요. (극히 개인적인 체험입니다.)


계단운동 5주 차, 기분상인지 모르겠지만 체력이 항상 된 것 같아요. 조금만 움직여도, 조금만 신경 써도 에너지가 고갈돼서 하루 종일 소파와 한 몸을 이루었는데 이젠 힘들어도 조금 쉬면 다시 일어날 힘이 생겨요. 무엇보다도! 비염! 약간의 코막힘은 있지만 눈이 가렵지 않고 콧물도 흐르지 않아 살 것 같아요!!! 아침에 살짝 코 훌쩍임이 있긴 한데요. 5주 전 수돗물 같은 콧물에 비하면 정말 양반입니다. ㅎㅎㅎ


살도 빠지면 좋겠지만 워낙 잘 먹어서 그건 힘들 것 같아요. 확실한 건 계단운동 전보다 몸이 건강해졌다는 겁니다. 계단운동조차 하지 않았다면 전 하루종일 집 밖을 나가지도, 책상 앞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저에게 계단운동은 그냥 계단운동이 아니에요. 이를 통해 나를 돌보는 즐거움을 알았어요. 나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나'가 대견합니다. 


더불어 보너스 같은 선물, 계단운동을 하면서 건강생활이 하나씩 하나씩 확장되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코호흡을 할 때요. 머리로 하려고 하면 호흡이 엉켜요. 몸이 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호흡이 따라가면 돼요. 아니면 호흡을 따라 몸이 움직여도 좋고요. 몸과 호흡이 연결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호흡을 코호흡으로 변화하려고 할 때 약간의 의지가 필요했듯 계단운동을 시작할 때도 약간의 의지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그 뒤에 일어나는 변화는 계단운동이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 변화입니다. 그 변화가 참 좋습니다.



일주일 계단 오르기 운동기록
2024.3.06. 수요일 : 19층 x 3회
2024.3.07. 목요일 : 19층 x 3회
2024.3.08. 금요일 : 19층 x 3회(운동했어요~~ 사진을 깜빡 ㅎㅎ)
2024.3.09. 토요일 : 19층 x 3회
2024.3.10. 일요일 : 19층 x 3회
2024.3.11. 월요일 : 19층 x 3회
2024.3.12. 화요일 : 19층 x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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