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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11. 2024

이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_계단운동 6주 차

나를 귀하게 여기는 생활 (2024.03.19. 화)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으음~ 이쯤 되니, 더 이상 쓸이야기가 없군요. '무슨 말을 해야 하지?' 큰일 났어요. 이제 코로 숨 쉬는 것도 적응돼서 코호흡만으로 4번씩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역시!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는 진실을 경험으로 깨달았습니다. 계단을 울리는 우렁찬 숨소리, 혹시 누가 들을까 겁나요.


계단을 오르며 할 수 있는 건 생각 밖에 없어요. '오늘 내가 할 일이 뭐더라?' '취직해도 지금과 같이 운동할 수 있을까?' '어제 빨래했어야 했는데...' 이 생각이란 녀석 참 우스워요. 일어나지도 않는 미래 사건을 가지고 와서 불안해하고 겁내며 미리 걱정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다시 소환해 '그때 내가 이랬어야 했는데..'라고 반추하며 자기비난하고 자책합니다. 이래서 사서 걱정이라고 하나 봐요. 계단을 오를 때면 가빠지는 숨만큼 많은 생각이 오고 가는데 그 생각 대부분은 현재에 있지 않네요.


저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에요. 많은 시간을 생각에 묶여 현재를 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나'를 외면하거나 통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생각이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오고 가게 놔두면서 현재를 살고 싶습니다. 


코로 호흡하기 연습을 할 때 생각대로, 배운 대로 호흡을 이끌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숨 막혀 죽을뻔했어요. ㅎㅎㅎ 내 몸과 연결된 리듬감 있는 호흡을 찾기 위해 몸이 말하는 신호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운동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내 몸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호흡하듯, 오고 가는 생각들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내가 하는 생각 자체가 현재가 있든 미래에 있든 그 생각에 집착하다 보면 지금-여기_이 순간, 현재를 살 수 없어요. 


계단을 오르며, 호흡하는 순간이 좋습니다. 숨소리가 가빠질수록 현재에 오롯이 존재하는 나를 강렬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몸의 리듬에 맞춰 호흡하다 보면 생각도 들숨과 날숨과 함께 왔다 갔다 합니다. 어느 한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호흡과 함께 지금-이 순간을 사는 순간들이 늘어만 갑니다.


이번주엔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아침에 서둘러 운동했어요. 그리고 토요일 하루는 쉬었습니다. 딱 하루 쉬었는데 편하네요. 다음날도 운동하기 싫어질 만큼요. ㅎㅎㅎ 이런 걸 보면, 새로운 습관을 가지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습관 하나를 버리는데 드는 시간은 하루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내일부터는 다시 2회 계단 오르기입니다. 으흐흐. 기쁘네요. ㅎㅎㅎ


일주일 계단 오르기 운동기록
2024.3.13. 수요일 : 19층 x 4회
2024.3.14. 목요일 : 19층 x 4회
2024.3.15. 금요일 : 19층 x 4회
2024.3.16. 토요일 : 19층 x 0회(하루 쉬어가는 날)
2024.3.17. 일요일 : 19층 x 4회
2024.3.18. 월요일 : 19층 x 4회
2024.3.19. 화요일 : 19층 x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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