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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시간

by 낭만 테크 김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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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일을 하는 가장이 있었다. 그는 하루 일당 10만 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매일 힘들게 일만 해야만 했다. 따라서 온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가면 그는 밥 먹자마자 바로 피곤해서 쓰러져 자는 생활을 반복하였다. 따라서 집에 가면 아이와 다정하게 놀아주는 일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오늘도 저녁을 먹자마자 잠에 들려고 하는데 아들이 물었다.

“아빠, 뭐 하나 물어봐도 돼?” 하고 묻자 너무 피곤하여 대답할 힘도 없었지만 아빠는 오랜만에 아들과 대화하는 것이라 “음 그럼, 뭔 데?” 하고 되물었다.

“응 아빠는 한 시간에 얼마나 벌어?” 뜬금없는 아들의 질문에 아빠는 당황했다.

“그게 왜 궁금한데?” 하고 묻자 아이는 “그냥 알고 싶어서…. 아빠는 대답만 해주면 돼”. 하고 말했다.


아빠는 아들이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해도 10만 원 밖에 못 버는 일을 하는 걸 알고 묻는지 생각하자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아빠는 한 시간에 십만 원 번다 왜?”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들이 “그러면 나 5만 원만 줘”하고 손을 내밀었다.


이 소리를 듣자 몸도 피곤한 데다 하루 종일 번 돈의 반이나 되는 큰돈을 아들이 철없이 용돈으로 달라고 하자 아빠는 화가 났다. “너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어디다 돈을 쓰려고 5만 원이나 되는 큰돈을 달라고 하니? 아빠가 추운 날에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너는 알고 있니? 어서 올라가서 잠이나 자!” 아빠는 자기도 모르게 어린 아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혼이 난 아들은 풀이 죽어 자기 방으로 갔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아빠는 어린 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가만 생각해 보니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화가 난 것이지 사실 아들은 아무 잘못을 한 게 없었다. 게다가 평소에 아들은 아빠에게 용돈을 달라고 한 적도 없는 착한 아이였다.


아빠는 아들 방으로 가서 “아들 자니?” 하고 묻자 아이는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아니 안 자요” 하고 아들이 대답했다.

“아까는 아빠가 너무 피곤해서 괜히 아들에게 화낸 것 같아 미안해 아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있어서 말했을 텐데. 자! 여기 오만 원 받아라” 하며 아빠는 오늘 번 돈의 반을 아들에게 주었다.

그러자 아들은 벌떡 일어나며 즐거워하였다. 그리고는 베개 밑에 감춰진 꼬깃꼬깃하게 구겨진 지폐 몇 장을 펴더니 아빠가 준 돈을 합하여 다시 얼마인가 세기 시작하였다.


이 모습을 본 아빠는 “아니 이미 용돈이 있는데 또 달라고 한 거야? 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쓸려고 하니?” 하고 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아들은 “응 아빠 내가 필요한 돈이 모자랐었는데 이제 됐어. 나 이제 십만 원 있어. 나 이 돈으로 아빠 시간 내일 한 시간 살 거야. 아빠! 내일은 한 시간 일하지 말고 일찍 들어와. 엄마랑 아빠랑 나랑 우리 셋이 같이 외식하자”. 하고 대답했다.


아빠는 그저 말없이 아들을 안아주며 눈물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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