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되었다

by 문수인



사방의 나무가

하늘을 뒤덮은 곳


녹음을 바라보며

한 발자국 내딛다 보니


한 걸음 물러선

햇살의 존재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볕뉘라고 불리는

낮별을 헤아리며

긴 숨을 들이쉰다


찬란함을 삼키자

소란스러운 마음이

입 밖으로

줄줄 새어 나온다


다시

긴 숨을 들이쉰다


그 순간, 나는

초록으로 뒤덮인

나무가 되었다


바람에

나풀거리며 인사하는

나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