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을 자주 확인한다. 교시마다 종이 울리던 학창 시절처럼, 지금의 나도 종 없이 이어지는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활동에 따라 시간을 틈틈이 확인해 분배하고, 뒷수업이 늦지 않도록 상담 시간도 조율한다. 가끔은 시간에게 끌려다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촘촘하게 보낸 하루의 끝은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어서 바쁘게 움직이는 편이다.
직장에 따라, 하루를 감각하는 시간이 다르다. 현재 직장에서는 비교적 오전이 한가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연다. 오전 10시, 헤이즐넛 커피 향이 조용히 퍼지면 마음도 따라 느슨해진다. 커피를 내린 후 컴퓨터를 켜고, 오후에 쓸 수업 자료를 준비하거나 서류를 작성하며 두 시간을 보낸다.
오후는 연달아 수업이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다. 상담하고 1분의 여유 시간도 없이 바로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는 간혹 힘들기도 하지만, 오전에 쌓아 놓았던 에너지와 마음을 아이들에게 쏟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하루는 시계로 감각하고, 한 해는 계절의 가장자리나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에서 감각하게 된다. 생일이 올 때마다,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들의 생일로, 나는 한 해의 흐름을 감각한다.
며칠 전 시어머님께 편지를 쓰며,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2주 후면, 남편의 생일이다. 작년 남편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이다가 땀을 뻘뻘 흘렸던 게 생각났다. 출산했을 때 어머님은 얼마나 힘들고도 행복한 여름을 나셨을까. 매년 더울 때 미역국을 끓이는 어머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이번 생신 때는, 정성 가득한 미역국을 끓여드렸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태어난 날을 떠올리면, 어느 계절 하나 버릴 수 없게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계절에 유독 빛나는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 빛나는 존재들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 그들이 웃는 계절은, 언제나 내게 가장 따뜻한 시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