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외면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가 그걸 다시 마주보는 건,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란 걸 느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 인해 그 시각으로 내담자를 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도 말이다.
그래서 자기분석을 받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감정이 느껴지고 표현하는 것의 힘을 더욱 느끼고 있다.
2년을 상담한 아동을 종결을 앞두고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주민센터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무슨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자녀의 항목에 그 내담자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어머!" 놀랐고 바로 지우개로 그 아동의 이름을 지웠다.
그리고 깼다.
아, 무의식적으로 내가 이 아동을 자녀화시켜서 보았구나.
내가 내담자에게 갖고있던 마음이 어찌보면 위험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무의식이란 세계의 꿈에서 '의식'이 작동하였는지 그 내담자의 이름을 지웠었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잘 종결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나에게나, 그 내담자에게나.
그리고 종결을 한 뒤 한주가 지나고 출근을 하는 길에 문뜩 떠올랐다.
"아... 이제 안 오지"
2년간 매주 같은 시간에 왔던 그 내담자.
치료적 관계가 아닌, 밖에서 보았다면 이 아이의 성장을 잘 몰랐었을 것 같다.
그래서 참 감사하기도 한 내담자. 잘 성장하리라 믿는다.
출근길에 나도 문뜩 "아, 종결했지"라고 두 세번 정도 상기시켰다.
그 아동의 종결까지 출근을 어찌저찌 하겠다고 나를 다독거리며 이어서 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 그 곳에서의 상담은 더이상 하지 않고 퇴사를 하지만 배운 것도 많고 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고마운 근무지이자, 공간이었다.
회사이지만 한편으론 보금자리같기도 하고
회사이지만 따뜻한 방같은 느낌이 더 크다.
대학원을 졸업을 하고 상담사로 일을 한지 2년차가 되었다.
2년이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선배 상담사 선생님이 그러셨다.
"상담사로 일을 하다보면 정말 빨리 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라고...
그 순간, 그 순간.
물론 힘든 순간이 있지만 내적으로 더 단단하고 '참' 따뜻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