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서 나오는 구절처럼.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이 샌드위치가 나에게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이 샌드위치는 나에게는 좀 특별하다.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만들어서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전경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산토리니에서 4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
흔히 떠올리는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벽 호텔에서 머물렀다
세상은 파란 바다와 하얗고 파란 집들로 가득했다.
오래전 포카리스웨트 광고처럼, 내가 마치 화면 속으로 들어간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 있게 식사를 하고, 동네를 산책하고, 해변에서 쉬고, 저녁에는 발코니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일상을 보냈다.
이 호텔의 식당은 산토리니 절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야외 발코니에 자리 잡고 있었다.
빵, 과일, 커피, 시리얼 등등.
특별할 것 없는 유럽 호텔의 아침식사 메뉴였는데,
식사를 준비해서 발코니 테이블에 앉으면 선선한 아침바람이 느껴지면서 발아래 드넓은 파란 바다와 하얗고 파란 집들이 가득히 눈에 들어온다
3일 동안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든든히 챙겨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면, 해변에 피크닉 가서 먹을 점심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눈다.
'아, 행복하다!!!'
행복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행복하다는 건 이런 감정이구나.'
그때 느꼈던 그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때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곤 한다.
나는 산토리니에서 행복에 대한 정의를 또 하나 갖게 되었다.
행복이란?
좋은 곳에 와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삶과, 일상을 나누고, 감정과 생각들을 나누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