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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드 Oct 01. 2022

쉽게 읽는 돈키호테 1-24

시에라 모레나 산맥에서의 모험이 계속되다

<슬픈 몰골의 기사 돈키호테>는 <흉한 몰골의 누더기 기사>에게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는 산을 내려가지 않을 것이며, 만약 해결방법이 아예 없다면 불운을 함께 슬퍼할 것이니 무슨 일인지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흉한 몰골의 누더기 기사>는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너무 배가 고프니 먹을 걸 먼저 주시오. 안 주면 말 안 해! 

둘째, 이야기 도중 말이 끊어지는 것을 싫으니 어떤 질문이나 의견도 받지 않겠다.(나 성깔 있는 남자야)



* <흉한 몰골의 누더기 기사>의 사연

저의 이름은 '카르데니오'입니다. 고향은 말 명산지인 '안달루시아'이고, 부유한 귀족 가문이에요.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루스신다'를 좋아했고, 양가가 가문과 재산이 비슷한 수준이라 부모님들의 암묵적 결혼 승낙이 있었어요. 정식 청혼을 하려는 순간, 아버지를 통해 일자리를 주선받았습니다. 에스파냐의 대귀족 '리카르도 공작'이 자신의 큰아들을 돕는 조건으로 그에 걸맞는 자리를 준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어요. '루스신다'에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잠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직장은 만족스러웠고 첫째 아들과의 관계도 좋았으나 공작의 둘째 아들 '페르난도'와 가장 많이 친해졌어요. 그는 세련된 미남에 자유분방하고 여자를 좋아하는 청년이었는데, 아버지의 신하의 딸 '도토레아'에게 호감이 있었어요. 결혼을 미끼로 '도토레아'와 하룻밤을 보낸 후 부모님에게 꾸중을 들을까 봐 잠시 화를 피하려고 저의 고향에 가 명마를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진정한 친구라 생각해서 '페르난도'에게 저의 연인 '루스신다'를 보여주었어요. 불행하게도 '페르난도'는 '루스신다'의 아름다움에 반해버렸죠. 


* 페르난도 : 세상에 있는 모든 여자들이 조금씩 나누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슬기로움의 은혜를 이 여자(루스신다)는 혼자서 독차지했어(345.p)


>> 이렇게 멋진 표현을 들을 수 있는 여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루스신다' 부러워요! 엄친아를 사랑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마음씨까지 착한 부잣집 딸이라니 신도 불공평할 때가 있구나.

현실에선 이런 사랑을 겪어보지 못했던 터라 첫눈에 반한다는 심쿵한 이야기에는 어머어머 하며 호들갑을 떨게 된다. 상대가 친구의 친구라서 양심상 껄끄러운 건데, 미혼 남녀들이고, 상대가 서로 상견례한 적도 없으며, 이 감정이 일생일대의 느낌이라면 고민이 될 것 같다. 젊을 때는 터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루스신다'의 입장에선 더 괜찮은 남자와 옛 연인과의 약속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흉한 몰골의 누더기 기사>는 '루스신다'가 기사 소설을 즐겨 읽으며 책 속 인물 중 '아마디스 데 가울라'를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돈키호테는 반가움에 자기도 모르게 나도 '아마디스 데 가울라'의 팬이라며 소리쳤다. 

-> '카르데니오' 꿈틀!  내 말을 끊다니! 그래도 이건 참아준다. 루스신다와 취향이 같다잖아.


<흉한 몰골의 누더기 기사>는 아마디스의 외과 의사 '엘리사바트'와 '마다시마 여왕'의 불륜관계를 증오한다고 했는데 돈키호테는 그럴 사람들이 아니라며 자기 일처럼 옹호했다. 

-> '카르데니오' 폭발. 내 의견에 반대하는 건 견딜 수 없어!


...... '카르데니오'는 돈키호테와 산초, 산양치기에게 큰 돌멩이를 던지고 주먹질로 쓰러뜨린 후 숲 속으로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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