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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의 시대, 짧지만 다채로운 이야기의 세계

모바일 시대, 숏폼 콘텐츠가 열어가는 새로운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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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인문학 전문학술 논문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학문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철학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인문학적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관련 전문가의 저작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원문 전부는 KCI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I. 숏폼 동영상 콘텐츠와 ‘다층적 이동성’

- 다층적 맥락 속에서 빠르게 소비되고 공유되는 콘텐츠의 배경을 살펴봅니다.


모바일 환경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면서, 콘텐츠를 향유하는 방식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저자는 국문초록에서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의 이동성은 다층적 맥락을 가진다. 이동 중에 콘텐츠의 향유가 가능한 물리적 이동성과 미디어 플랫폼들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향유하는 트랜스미디어적 이동성이 그것이다.” (『인문콘텐츠』 제58호, p.121)라고 말합니다. 즉,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물리적 이동성과, 여러 플랫폼을 연동하여 이어서 보는 트랜스미디어적 소비가 결합되어 새로운 ‘이동성’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환경에서, “짧게는 초 단위, 일반적으로 20분 이하의 러닝타임을 보이는 숏폼(short-form) 동영상 콘텐츠” (p.125)는 모바일 환경에 특히 최적화된 형식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93%인 41억 명이 매월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 (KT미디어랩, 2019)하고 있으며, 이 중 특히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시청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짧은 러닝타임은 스마트폰 화면이라는 제약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꿔, 틈새 시간에도 고품질 영상을 소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II.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정의와 개념

- 사용자 중심 시대에 떠오른 ‘짧고 빠른’ 영상 콘텐츠의 의미를 알아봅니다.


과거에 ‘숏폼 콘텐츠’는 흔히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을 압축한 하이라이트 클립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나아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의 측면에서 상시적인 제작과 공유가 가능해지고, 소비의 측면에서 스트리밍 중심의 향유가 일반화되면서 숏폼은 동영상 콘텐츠의 한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p.125)라는 원문의 지적처럼, 이제는 독립적이고 다양한 형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자는 숏폼을 단지 “동영상의 형식적 특성에만 한정하지 않고 모바일 미디어와 창작자, 사용자를 매개하는 콘텍스트로 간주” (p.128)함으로써, 플랫폼이나 장르에 매이지 않는 종합적인 지형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스낵컬쳐(snack culture) 개념과 맞물려, “모바일 미디어 환경에서 상시적이고 선택적으로 소규모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는” (p.123) 현실이 숏폼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III. 담론형(discourse)과 대화형(dialogue)

- 정보의 ‘보존’과 ‘합성’을 둘러싼 두 가지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이해합니다.


담론형과 대화형이라는 분류는 빌렘 플루서(Vilem Flusser)의 『코무니콜로기』에서 비롯됩니다. 저자는 이를 숏폼 영상에 적용해 설명하는데, “담론형은 정보를 저장하고 분배하는 방식이며, 대화형은 정보를 교환하고 합성하는 방식이다.” (p.127)라고 정리합니다.  

담론형(discourse): 기존 방송·영화처럼 송신자와 수신자가 명확히 구분되어,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보다 ‘충실히’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대화형(dialogue): 여러 참여자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고, 그 결과 새로운 메시지를 ‘합성’하게 됩니다. 특히 모바일 시대의 개방형 대화는 다양한 잡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콘텐츠의 범위를 무한히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곧 OTT나 전통 미디어에서 온 웹드라마·웹예능이든, SNS 플랫폼 기반 숏폼이든, 각기 얼마나 담론·대화의 구조를 지향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해줍니다.


IV. 하향식(top-down)과 상향식(bottom-up)

-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숏폼 영상의 생성 과정을 살핍니다.


두 번째 기준인 하향식·상향식은 창작 주체의 기획 방향을 뜻합니다. “창작 주체의 명시적인 기획과 상위 개념 설정이 선행되면 하향식, 구체적인 사례의 축적으로 구조와 의미가 생성되면 상향식” (p.129)이라는 식입니다.  

하향식(top-down): 전문 스튜디오나 방송사가 처음부터 숏폼을 염두에 두고 기획해 제작합니다. 예컨대 10분 전후의 웹드라마·예능, 모바일 전용 세로화면 시리즈 등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상향식(bottom-up):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게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이 축적되면서 새로운 형식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그 결과 “사용자가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형식의 범주가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동영상까지 확대된 것” (p.129)에 힘입어, 일상 브이로그부터 하이엔드 뮤직비디오까지 누구나 숏폼 창작자가 될 수 있습니다.


V. 네 가지 유형 사례 살펴보기

- 플랫폼과 창작 주체, 사용자 참여에 따라 달라지는 숏폼 영상의 면면을 알아봅니다.


I) 담론형-하향식
웹드라마, 웹예능, OTT 오리지널 숏폼처럼, 전통적인 롱폼 콘텐츠의 문법을 기반으로 짧은 호흡에 맞춰 재구조화한 사례입니다. 예컨대 <에이틴>이나 <워크맨> 등이 그렇습니다. 시즌제 기획, 스토리텔링의 연속성, 전문제작 시스템에 기반합니다.
원문에는 “모바일 전용 숏폼 스트리밍 서비스를 표방했던 퀴비(Quibi)의 예” (p.130)도 언급되는데, 세로 화면과 이중 시점 등 여러 기술적 시도를 했으나, 콘텐츠 자체의 매력이 부족해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로 제시됩니다. 이는 형식적 특성만으로는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II) 담론형-상향식
하나의 송신자(크리에이터)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하지만, 여러 개 영상을 축적·진화시키며 캐릭터와 형식이 잡히는 경우입니다. “비전문 개인 사용자가 시작해 전문 제작 집단으로 변모하기도 하고, 사용자의 향유와 피드백을 통해 콘텐츠가 구조화되는 방식” (p.132)이라는 설명처럼, 초창기엔 소규모 채널이었지만 꾸준히 반응을 쌓아가며 브랜드화한 예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광고 자체를 패러디 콘텐츠로 만들어버리거나, 일상 브이로그에서 출발해 후원·협찬 시스템을 갖춘 전문 채널로 성장하는 식이 대표적입니다.

III) 대화형-하향식
광고나 브랜딩처럼, 애초부터 명확한 ‘목적(메시지)’이 있는데 그걸 ‘참여형 챌린지’나 ‘캠페인’ 같은 대화형 구조로 풀어내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는 앨범 마케팅을 위해, 특정 댄스를 틱톡·인스타그램 등에서 유저가 직접 찍어 공유하도록 유도했다.” (p.133)는 식입니다.
참여를 통해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대화형의 성격을 띠지만, 궁극적으로는 하향식 기획 의도가 선행되어 있다는 점에서 담론적 면모도 함께 지닙니다.

IV) 대화형-상향식
틱톡·스냅챗·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플랫폼 자체가 대화형 구조이자 상향식 창작을 지향합니다. “다양한 사용자들이 ‘듀엣’이나 ‘챌린지’ 형태로 서로의 영상을 겹쳐보고, 아예 처음부터 대화를 전제로 한 상황극·코미디·브이로그가 실시간으로 생성” (p.135)됩니다.
이러한 망형 대화가 누적되면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새로운 개념과 시장이 형성되고, 관계 기반의 브랜딩과 커머스가 결합” (p.136)되는 결과도 나타납니다. 예컨대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미지·동영상을 접목한 스토리로 일상을 공유하며, 이것이 개성 있는 ‘나만의 브랜드’로 이어지곤 합니다.


VI.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가치와 전망

- 낮아진 창작 문턱, 플랫폼 다양화, 그리고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짚어봅니다.


“스마트폰은 접근성이 좋고 다루기 용이한 콘텐츠 저작도구이기에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처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p.122)는 원문의 지적처럼, 누구든 쉽고 빠르게 숏폼 영상을 찍어 배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V나 극장이라는 ‘상영’을 전제로 한 롱폼과 달리, 숏폼은 제작의 주체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저자는 논문 말미에서 “긍정적인 점은 교육의 관점에서 콘텐츠 창작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문턱이 넓어졌다는 것” (p.137)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이는데, 이는 여러 의미에서 미래 지향적입니다. 누구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으로써 문화산업과 콘텐츠 생태계 전반이 한층 다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VII. 결론과 시사점

- 사용자가 만드는 시대, 숏폼 영상이 열어갈 미래와 연구 과제를 살펴봅니다.

이 논문의 주된 의의는, “숏폼을 단지 영상 길이의 차원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과 창작 주체,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콘텍스트로 총체적으로 이해” (재구성)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담론형-대화형, 하향식-상향식이라는 두 축으로 흩어진 사례들을 일관성 있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후속 연구에서 네 가지 유형 각각의 스토리텔링 양상·플랫폼 전략·트랜스미디어적 확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짧은 콘텐츠이지만 장르 융합과 집단 창작, 실시간 반응이 맞물릴 때 어떤 서사적·산업적 파급력이 발생하는지 더욱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인상적입니다.


(본 글은 [이진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유형 연구" 인문콘텐츠 58 pp.121-139 (2020), KCI 우수등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인문학적 개념의 이해와 해석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 논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전문적인 학술 논의를 대체할 수 없으며,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다양한 문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학술적·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 신념과는 무관합니다. 원문 전부는 KCI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https://www.kci.go.kr/kciportal/po/search/poArtiTextSear.kci )


[독자의 평가, 이 논문을 읽어볼 만한 이유]

이 논문은 숏폼 동영상 콘텐츠가 왜 주목받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분화·융합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점이 돋보입니다. 짧은 영상이라 가볍게만 보았던 독자에게 ‘담론형-대화형’, ‘하향식-상향식’이라는 틀은 숏폼을 보는 새로운 시야를 열어줍니다. OTT에서 제작한 전문 웹드라마부터 개인 SNS 챌린지까지 그 스펙트럼을 일관되게 정리해주므로, 미디어 산업이나 마케팅, 교육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숏폼 시대의 문화적·산업적 함의를 본격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읽어볼 만한 풍부한 논거와 사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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